은둔경험 청년들에게 한분 한분의 스토리를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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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고립청년 릴레이 인터뷰_#2: 하나 -2



은둔은 좋은 것 

은둔경력 11년의 은둔고수 하나씨를 만나다 (2)






(1편에서부터 계속) 

사실 모든 은둔형외톨이들이 집 안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건 아니잖아요. 외출을 했다면 어느 시간대에, 왜, 어디를, 누구와 어떻게 갔는지 알려주세요.

은둔 중일 때는 전혀 외출을 한 기억이 없어요. 제가 이십대 초반에 잠깐 자력으로 은둔을 탈출했던 때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편의점 파트타임도 다니고 게임에서 만난 친구들과 종종 만남도 가지고 했었죠. 그런 거 빼고는 평소에 편의점을 가기 위해 외출한다던지 하는 것조차 없었어요.

 


은둔형외톨이로서 지내면서 경제활동을 한 적이 있나요?

위에서 말했던 6개월간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전부였어요. 그런데 이때는 은둔형외톨이가 아니었던 상태였으니 없다고 봐야겠죠.

 


본인의 은둔생활을 생각하면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구체적으로 감정을 풀어서 설명해주세요.

많이 힘들었고,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시간들이었어요. 그렇지만 저는 이미 그 시간들을 지나왔고 시간이라는 건 되돌릴 수 없는 절대적인 거잖아요? 저는 이제 그 시간들을 긍정하고 싶어요. 내 인생의 쓸모 없었던 11년이 아닌 내가 남들과 다른 시선,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게 해줬던 '좋은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이라니, 은둔을 긍정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멋지네요.

혹시 은둔에서 나올 때 도움이 되었던 팁 같은 게 있나요?

다른 분들께 이 팁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은둔에서 나오고 다시 경미한 은둔 상태가 됐을 때 약속을 만들어서 외출하는 게 상당히 도움이 됐었어요. 실제로 제가 '은둔고수' 1기에 참여한 이유도 외출할 거리를 만들기 위해서였거든요.

친구와의 약속, 연인과의 약속 혹은 어떤 거라도 좋아요. 나에게 어떤 약속이 있고 그걸 지켜야 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처럼 약속을 만드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나 씨가 활동했던 ‘은둔고수 1기’ 당시 모임 사진. 네 명의 은둔고수가 손가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은둔을 깨고 나오다 





은둔을 깨고 나온 지금은 무얼 하고 지내고 있나요?

여러가지를 하고 있죠. 쉐어하우스에 살면서 먹기 위해 룸메이트와 함께 요리를 하기도 하고, 종종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외출을 하거나 또 가볍게 파트타임을 뛰기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기도 합니다. 매일매일이 즐거워요.



그녀는 신난 모습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모두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그중에는 은둔고수 설립자인 유승규 안무서운회사 대표의 얼굴도 있었다.



은둔했던 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려주세요.

그때는 너무 죽고 싶었어요. 내 인생은 글렀다 생각했고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집이라는 늪 속에 머리 끝까지 잠겨 있는 사람이었고 이 더러운 늪에서 나를 꺼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느꼈죠. 하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행복해요. 학력이 좋지 않아도,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외적으로 뛰어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갖는 시간들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그리고 저의 은둔 시절을 숨기지 않게 됐어요. 은둔 중이었을 때는 이웃집에서 창문 너머로 초라하고 지저분한 나의 모습을 누군가 보게 될까 봐 항상 커튼을 치고 창문을 닫고 살았는데, 이제는 지금처럼 오히려 남들에게 당당하게 '은둔 스펙'을 공개할 수 있게 됐죠.

 

게다가 이제는 꿈이 있어요. 저는 예전의 저처럼 집밖에 나오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둔형외톨이 청년들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언론 매체에 얼굴을 공개하고 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은 지금 희망이라는 걸 찾았나요?

네. 저는 이제는 내일이 오는 게 두렵지 않아요. 내일을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힘, 이런 게 희망이라면 희망 아닐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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