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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고립청년 릴레이 인터뷰_#7: 수관-2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2)

경계선 지능장애를 받아들이게 된 수관의 이야기







경계선 지능장애 판정을 받으셨다고 알고 있는데, 경계선 지능장애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지능 지수가 75 이상이면 일반인의 범주에 들어가고, 발달장애인의 경우 지능 지수가 70이하로 내려가요.

지능 지수가 그런 일반적인 사람들과 발달장애의 사이에 놓여 있는 걸 경계선 지능이라고 하거든요.

정식 명칭은 경계선 지능이고, 사회에서 뭔가를 잘 못 따라가고 조금 뒤처지는 사람들이 경계선 지능일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어요.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경계선 지능을 장애로 인정해주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인정을 하지 않는 단계에 있죠.

 


말씀하신 대로 이 경계선 지능이라는 게, 법적으로 장애 판정이 나지 않아서 경계선 지능인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은둔형외톨이와 경계선 지능인 모두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 소외계층인 셈인데, 은둔형외톨이와 경계선 지능인에 모두 해당되는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되게 무겁게 갈 수도 있는 질문인데, 솔직히 저는 그런 입장에 놓인 게 되게 싫었어요.

스스로가 경계선 지능이라는 걸 알게 된 지 한 달도 안 돼서 자살 시도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었고... 세상이 되게 싫더라고요.

되게 어린 마음일 수 있는데, 가난하게 살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안쓰럽고 반면에 내가 저런 상황이면 싫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내가 그런 삶을 살아야 되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니까 되게 싫었어요.

근데 어떻게든 살아 있으니까 살 수밖에 없잖아요.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같은 은둔형외톨이 분들이 많을 텐데, '살아야 된다'라는 말이 정말 안 와닿으실 거예요. 근데 1년 동안 방황을 하고, 혼자 살면서 그나마 좀 억지로라도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살아있으니까 산다, 뭐 이런 거요.




그렇군요. 수관 씨처럼 현재 은둔 중이면서 경계선 지능장애 판정을 받은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보통 사람들도 살기 힘든 때이니까 너무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고 싶네요.





사회에서 나 자신을 정의 할 수 없다는 것






작년에 주소지까지 서울로 옮기는 열정을 보이시면서까지 은둔고수 2기(은둔청년이 다른 은둔청년을 돕는 peer supporters 동료 조력자 "은둔고수" 양성 프로그램은 성북구의 지원으로 진행되어서 성북구에 거주하는 청년으로 참여자격이 제한되어 있었다.)를 수료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수관 씨에게 은둔고수 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저는 이 은둔고수 활동에 대해서 집착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간절했던 사람이었고, 되게 소중한 경험을 했죠.

은둔고수 활동을 위해 대전에서 서울까지 왕복하고 그렇게 열심히 활동했던 사람인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아직까지도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지금 상황도 확실하지 않고 불안하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요. 그럼에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은둔고수 2기 활동 당시 K2인터내셔널코리아에서 운영하던 카페 ‘시시밥’에서 먹은 파스타 사진과 은둔고수 조별모임 당시 찍었던 사진. 수관은 이 사진들을 보내며 ‘은둔 탈출을 위해서 주기적으로 대전에서 서울까지 돌아다닌 과거는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열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어떤 지점에서 내가 가는 길이 맞나, 이런 생각이 드시는 걸까요.

사회에서 제 자신을 정의할 수 없잖아요.

제가 은둔고수로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말을 해도 제3자, 아예 이쪽 분야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뭐지?'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설명하기도 복잡하고, 한 단어로 정의내릴 수 없다는 게 되게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은둔고수라고 하면 누구나 딱 알아보는 그런 날이 오기를 저도 바라요. 쉽진 않겠지만요.


그러면 주소지를 서울로 옮기시면서까지 은둔고수 신청을 하셨는데, 신청 당시에는 어떤 마음으로 신청하셨나요.

제가 무작정 부모님과 살던 집을 나오긴 했지만 대전에 있으면서 뭔가 기회가 없었잖아요. 제가 설 자리도 별로 없었고, 그러다 보니 그냥 제 눈앞에 있는 기회를 잡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따로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흥미가 있는 분야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눈에 보이는 것 하나만 딱 봤던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것, 그게 은둔고수였던 거군요.

네. 게다가 은둔형외톨이를 검색했을 때 가장 처음 봤던 기간이 은둔고수 양성사업을 주도했던 K2인터내셔널코리아이기도 했고요.



수관 씨에게 은둔고수란 그런 의미가 있었던 거군요. 간절하셨던 거네요.

그렇죠. 지금 뭐랄까, 은둔고수를 하기 직전의 그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2021년 7월부터 남몰래 작성해왔던 블로그 글 중 일부. 은둔고수 닉네임이자 현재 인터뷰 닉네임인 ‘수관’은 블로그 닉네임에서 따왔다고 한다.





은둔, 그래도 거쳐가야 했던 것 






그럼 은둔에서 나온 지금, 은둔 당시를 생각하면 어떤 마음이 드세요?

'그래도 거쳐가야 했던 것' 같아요. 내가 이 길을 오려면 어차피 은둔을 했어야 했고, 은둔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아요.




오... 그런데 사전 인터뷰 때는 분명히 한심하다고 하셨던 것 같거든요.

은둔에 대해서는 아까 말한대로 후회하지 않는 게 맞아요.

근데 약간 그런 거 있잖아요. 저는 은둔에서 탈출하긴 했지만 아르바이트라든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는 어려움이 있단 말이에요. 그런 것에 대해서 '나는 왜 못하지?', '은둔에서 나왔는데 나는 왜 일을 안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조금 한심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렇구나. 요즘의 수관 씨는 어떻게 살고 계세요? 근황이 좀 궁금한데요.

정말 한적하게 살고 있어요. 몸이 조금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가끔씩 활동비를 받으면서 활동하는 점에서 생활비를 스스로 버는 그런 단계까지 왔으니까 나름대로 이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듣기 좋네요.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이에요.

수관 씨는 지금 희망이라는 걸 찾았나요? 수관 씨에게 희망이란 어떤 건가요?

희망이라... 저는 희망을 생각하지 않아요.





희망을 생각하지 않는 데 이유가 있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아직까지는 제가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까 희망을 찾으려고 하면 더 상처받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게 희망이란 건 뭔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희망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으시는군요.

그렇죠. 희망을 찾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좀 부정적인 편인 것 같아요.

건강한 사람들은 희망을 갖고 살겠지만, 저는 잘 모르겠어요.




중국 영화 '인생(to live)의 포스터. 그가 정신적으로 힘들고 모두 포기하고 싶었을 때 마음의 위로가 되었던 영화라고 한다. 지금도 힘들 때 이 영화를 생각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인생영화로 꼽는 작품이라고.





(끝)





interviewer_하나 | 방 밖으로 나온 지 몇 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다시 은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

중학교를 중퇴하고 그대로 11년간 은둔했습니다. 우울증과 대인기피를 치료하기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1년 동안 두 번의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연한 기회로 K2인터내셔널코리아에서 운영한 '은둔고수' 1기와 2기를 수료했습니다. 은둔형외톨이 지원 영역에 발을 담그기 시작해 현재는 저술 활동과 더불어 관련 연구나 언론매체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hanahana1221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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