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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고립청년 릴레이 인터뷰_#15: 세계(4)





최근의 나는... 변화의 시기에 서 있다

힘들지만, 버티며 살아온 나의 세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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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간부터 세계님의 과거 어린 시절부터 훑고 거슬러 다시 오면서 가장 최근의 어떤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요. 

마치 어떤 영화같이 현재의 시점에서 마무리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최근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여러 가지로 조금 복잡한 상태인 것 같아요. 이것저것 새로운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두려워지는 부분들도 많고 이거를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위해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강의받는 거예요. 


처음에는 열심히 했는데 막판에 힘에 부치고 조금 제 적성하고도 안 맞는 것 같아서 일단 수료증만 받고 끝내자고 생각하고 수료증을 받았는데 강의 총 디렉터가 저한테 전화해서 이게 끝이 아니고 또 8주 차가 있으니까 계속 충실하게 참여하시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일단 하나의 과정을 수료하셨으니까 그것만 해도 스스로 뿌듯하게 생각하셔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끝마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수료를 하셨다고 하니까 축하드려요. 그다음 과정을 들어갈지 말지를 고민하시는 거예요?


아니요. 부모님도 하길 바라고 있고 총관리 디렉터까지 하라고 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하려고요. 그 사람이 저보고 재능이 많은데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깝다고 도와줄 테니까 더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석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 8주간의 프로그램은 더 깊이 있는 주제를 많이 다룰 거고 세계 씨가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룰 거니까 꼭 하시라고 연락이 왔어요.



뭔가 해 낼 수 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인정받으신 거네요. 약간의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도 충분히 인정받고 계시니까 잘하실 거에요. 다른 날의 근황은 어떠세요?


새로운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어요.



기존에 하고 있던 상담과 별개로 하시나요? 아니면 아예 상담을 바꾸시는 건가요?


그게 병행해서 하면 참 좋은데 비용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지금 하시던 분한테는 양해를 구하고 중단하려고 해요. 



네, 상담 계획을 바꾸게 되셨군요.


새로운 상담을 받으려고 하는 것도 사실 마음의 부담이 상당하긴 해요. 왜냐면 또 가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얘기해야 하고…. 그리고 또 확실한 효과가 있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요, 저는 이미 많이 지쳐있거든요. 


근데 새로 만날 상담사가 썼다는 책이 한 권 있어서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봤는데 읽어보니까 조금 신뢰가 가더라고요. 책 서문에 그렇게 쓰여 있더라고요. ‘상담을 시작하자마자 너무나 많은 한계를 느꼈다.’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증인 사람들이 다 들어오는데 말 그대로 조현병이나 000 같은(망상형 정신병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임.) 그런 사람들 앞에서 그냥 들어주고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는 것 밖에 할 수 없어서 자괴감을 느끼고, 본인이 직접 다양한 치료법들을 모아서 대략 6~7개월 정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책은 사실 사례집이에요. 나도 참 힘들게 살았지만 내가 이 사람들이었으면 난 죽었겠다 싶을 정도의 사연을 치유하는 내용들을 모아놓은 거예요. 



네, 이미 많이 알아보셨네요. 


한 번 속는 셈 치고 가봐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 상담 선생님도 이해해 주실 분이니까 비용 문제로 중단을 하겠다고 얘기를 하려고요. 



어머니께서 상담 관련해서 새로운 정보도 빨리 취득하시고 우선 많이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한 상담과 치료는 제가 앞장서서 검색한 건 한 것도 하나도 없어요. 어머니가 찾고 저는 마지 못해서 끌려가듯이 따라가고, 일단 가서는 충실히 하는 패턴을 반복했어요. 저로서는 엄두가 안 나는 부분이죠. 하는 게 불만족스러우면 모르겠는데 만족을 하면서 다니고 있는 거로 바꾼다는 것도 보통 마음에 부담되는 게 아니에요.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다 싶어요. 



그러네요. 지금 하는 상담이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 가장 좋다고 얘기하셔서 당분간 지속하시겠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것을 시도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니 도전이기도 하고 부담도 될 것 같아요. 


지금 얘기한 것들이 다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시작할 일들이에요. 10월 말부터 상담을 시작하고,

11월 초에 프로그램을 시작하고요. 



변화의 시기를 앞두고 계시네요. 어머니로서는 세계님에게 조금 더 좋은 변화들, 더 나은 상황들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더 효과적인 게 있다면 권하고 싶은 마음이셨을 거에요. 

다른 부모님들이어도 마찬가지였을 거고요.


전 처음에는 새로운 상담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책을 조금 읽어보고서 신뢰가 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새로운 상담사에게 내 이야기를 쏟아내야 하니까 하기 전부터 지치고 진이 빠질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기왕 하기로 하셨으니까, 저하고 이야기하실 때 담담하게 본인 이야기를 풀어내셨던 것처럼 편한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응원의 마음을 보내드려요. 1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시간이 있는데 워밍업하며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으면 되겠네요.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잘하실 거예요. ‘그래, 한번 해보자, 잘 될 거야.’라고 마음먹는 거죠. 어차피 가보지 않은 거 아는 길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처럼 기대감과 두려움, 반반이지만 가봐야 또 그 길을 알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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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나는... 후회하기도 해






제 성격의 단점 중 하나가 후회를 쉽게 하고 후회를 또 많이 한다는 거예요. 사실은 교회에 가기로 선택한 것도 이미 후회하기 시작했어요.



왜요?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거기서 뭐가 안 좋았기 때문은 절대 아니에요. 다 잘해주고 좋은데도 불구하고 그냥….



그런데 왜 후회되나요?


그러게 말이에요.



좀 힘에 부치는 게 있으신가요? 새로운 관계를 맺어간다는 거나 뭔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 자체에 힘이 달리는?


그런 것 같아요. 뭔가 새롭게 시작해서 일요일마다 약간 긴장 상태로 들어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예의 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이런 것들이 많은 (에너지) 소모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잘해주기는 엄청나게 잘해줘요. 그렇지만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면 또 후회가 들어요. 누가 강제로 끌고 간 게 아니고 내가 스스로 선택한 건데도…. 그런데 부모님이 자꾸 제가 교회 다니는 이번 10월부터 사람이 온화해졌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그만두지도 못하겠네요. 



부모님들도 기대감이 있으신가 봐요. 어쩌면 세계님이 뭔가 스스로 선택하고 시작했다는 거에 대해서 기대가 있으신 거 아닐까 싶어요.


처음에는 제가 거기 간다고 하니까 반대는 안 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큰 기대를 하는 것 같지도 않더니 제가 거기 지금 다닌 지 3주밖에 안 됐는데 사람이 뭔가 온화해졌다고 칭찬을 하니까 그만둘 수도 없고….



정말 그런 변화가 보여서 또 그렇게 말씀하시겠죠.


그런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 좋은 분위기, 이런 걸 계속 경험하다 보면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1:5 법칙처럼 긍정적인 경험을 계속 늘려나가는 것과도 같으니 좋을 것 같아요.


네, 일단 가면 케어를 확실하게 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서 좋아요. 

그래서 그게 긍정적인 정서에 영향을 끼친다는 건 맞아요. 



네네, 너무 다행이네요. 뭔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것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신 것 말고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영화를 보시는 것도 그럴까요?


영화는 그다지. 이제는 큰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 그래요?


옛날에는 굉장한 만족을 줬는데…. 그 얘긴 그냥 넘어가죠. 



그냥 흥미가 조금 떨어지신 거군요. 지쳤다는 얘기를 여러 번 하셔서 힘이 될 만한 것들을 세계님 주변에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말씀드렸어요. 


고마워요.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셨는데, 또 다른 변화가 있으신가요?


주변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제가 잘 소화하기에는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재충전을 좀 할까 그게 늘 고민인 것 같아요. 살면서 늘 신경 쓰고 살았고 조마조마하면서 살았고 걱정을 많이 하고 긴장을 많이 하고 후회도 많이 하고 살다 보니까 많이 지쳐있는 것 같아요. 그런 감정들을 다 내려놔야 뭔가 지금 주어진 상황들에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감정 처리를 해야 할지 아직 답을 못 찾았어요. 새로운 상담사가 알려준다면 좋겠네요. 



그럼 언제 가장 마음이 편안하세요?


이른 아침에 일어나거나 아니면 집에 혼자 있거나, 이렇게 고요한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제 취향의 책을 읽고 있으면 조금 힐링이 되는 느낌이 들어요. 

거기서 조건은 tv나 라디오, 음악, 컴퓨터는 다 꺼놓고 조용해야 하고 커피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어떤 읽을거리를 읽고 있을 때요. 



 <사진 설명>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몰입하는 조용한 시간은 힐링의 시간이다. 







그런 상상을 하니 저도 힐링 될 것 같아요. 다른 것에 영향받지 않으면서 뭔가에 집중할 수 있다면 힐링 되고 좋을 것 같은데 혹시 그런 여유가 있는 여행은 어떠세요?


여행은 안 좋아해요.



여행 안 좋아하세요? 


네. 



아, 혼자 가는 여행도요?


네, 같이 가는 여행은 더욱 (안 좋아한다). 해외여행은 제일 싫고. 



그러시군요.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하시네요. 그럼 일상에서라도 그런 힐링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네요. 나에게 편안하고 힐링이 되는 순간이나 경험을 찾아가고 횟수를 점점 늘려가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주시겠다고 하셨는데,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엄마하고는 늘 좋으니까 따로 설명을 안 해도 될 것 같고, 아버지하고는 늘 쉽지 않은 뭔가가 있죠. 



아버지하고 대화할 때 뭔가 통한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다는 얘기를 하셨던 거로 기억해요. 


네, 여름에만 해도 아버지에 대한 짜증, 신경질이 많았는데, 거의 화가 절정에 달할 듯했다가 제주도에 갔다 오고 나서 조금 누그러졌어요. 왜냐하면, 제주도 대안학교 학생들의 삶을 보면서 제가 조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에도 너무 화를 내고 짜증을 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거 말고도 여러 가지 신경 쓸 게 많이 있어서 제주도 갔다가 오자마자 아버지한테 신경을 쓸래야 쓸 수도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아버지에 대한 짜증이나 화는 누그러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교회에 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버지와 좀 더 조율을 잘 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교회에 다니고 싶다고 연락했던 권사님이 사적으로 좀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났는데 가족 얘기를 자꾸 물어보길래 저도 모르게 아버지하고의 관계가 좀 편치 않고 어렵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그냥 이런저런 생각하지 말고 자기가 말한 대로 한번 아버지한테 얘기를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동안 아버지를 속상하게 한 게 있다면 미안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좀 더 효도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차마 못 하겠다가 그 사람이랑 만나고 그다음 날에 아버지한테 그 얘기를 했어요. 



아버지 반응이 궁금해요. 


좋더라고요. 아버지 반응이 ‘나한테 미안해할 건 아무것도 없다. 단지 이제 아버지가 너한테 걱정되는 거는 조금 표정을 좀 더 밝게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늘 스트레스가 많고 힘들어서 그렇다는 건 이해를 하지만 이제 아무것도 너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를 보면 그다지 다가가고 싶지 않은 표정을 지을 때도 있으니까 조금만 얼굴을 밝게 했으면 좋겠다는 게 아버지의 소망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내가 하고 싶어서 한 말이 아니고 교회 권사가 시켜서 말했다고 솔직하게 했더니 아버지도 만나보겠다고 해서 전도부터 할 사람이니 만나지 말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같이 이제 한참 웃었어요. 그래서 분위기가 굉장히 그 이후로 좋아져서 지금은 아버지하고 괜찮아요. 근데 언제까지 괜찮을지 또 무슨 변수가 생겨서 틀어질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버님하고의 일화 이야기 중에서는 가장 밝은 분위기였어요. 


제일 괜찮죠. 



권사님이라고 하시는 분의 권면이 있긴 했지만 

세계님이 시도해보셨기 때문에 아버지와 대화가 연결되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그걸 했는지 모르겠어요.



변화의 씨앗이 세계님한테 있는 게 분명해요. 조금 주저하게 되기도 하지만, 해보고 나니까 별거 아니잖아요. 어떠세요?


그러니까요. 하긴 잘하긴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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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뭐라 하고 저래도 뭐라 하는 사람들





제 삶을 돌이켜보면 항상 이런 게 있어요. ‘이래도 뭐라 하고 저래도 뭐라 한다.’라고 해야 하나? 무슨 뜻이냐면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저보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라고 다들 뭐라 그러는데, 그래서 제가 활달하고 적극적으로 하면 또 그걸 가지고 제가 나댄다고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한두 명은 꼭 생기더라고요. 그러니까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 삶이 항상 그래왔거든요.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라도 생기면 그때 위축되는 편이세요?


네, 많이. 그래서 제가 살면서 억울하게 느끼는 부분이 이제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왜 그동안 이런 나쁜 인연들, 악연들만 만났을까 하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사람들은 나보고 내성적이고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막상 또 내가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주도적으로 하려면 또 그다지 호의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하나는 이제 그동안의 나쁜 인연만 만난 것에 대한 억울함이고, 하나는 딜레마에 좀 더 가까운 억울함이라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는 그래도 조금 나아지지 않겠냐고 막연하게 기대를 해보는데….


 

저는 그 태도, 자기 스스로 기대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세계님에게 유익한 태도라고 생각이 돼요. 왜냐면 모든 것은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게 되잖아요. 기대도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변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염려나 두려움보다는 기대가 조금 더욱더 컸으면 좋겠어요. 아버지하고의 관계도 조금씩 진전될 거라고 생각이 돼요.


근데 솔직히 얘기하면 아버지도 좀 바뀌어야 해요.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많이 바뀌었지만 조금만 더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어떤 점에 대해서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부분은 노코멘트! 너무 사적인 부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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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대, 나의 세계 




세계님의 기대에 대해서 좀 듣고 싶어요. 자기 스스로에 대한 기대, ‘나는 나에게 바란다, 기대한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기대, 내가 만날 사람들에 대한 기대, 미래에 대한 기대, 가족에 대한 기대까지 여러 가지가 기대가 있을 텐데요. 어떠세요? 


저 스스로에 대한 기대는 지금 받는 평가를 계속 유지할 수 있길 바라요. ‘옛날보다 사람이 온화해졌다, 화나 짜증을 덜 낸다, 잠재적으로 좋은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와 같은 평가를 계속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게 저 자신에 대한 기대에요. 그리고 사람들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기대해요. 세상에 바라는 건 세상을 자꾸 어지럽히는 이상한 사람들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상한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에요? 


그거는 되게 다양하거든요. 범죄자일 수도 있고 정치인일 수도 있고….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김근식부터 트럼프까지 상식 이하의 이상한 사람들이 사라져줬으면 해요. 



아, 예시가 확실하네요. 그런 사람들의 뉴스를 접하실 때는 어떠세요? 영향을 많이 받으세요?


예전엔 정말 영향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어요. 뉴스를 보면서 곱씹다 보면 나중에 생각이 막 걷잡을 수 없이 가니까, 이런 세상에서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부터 시작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어요. 나중에는 사람들 자체가 다 본성이 나쁘고 악마 같다는 생각까지 결론이 나요. 개인적으로 당한 상처하고 결부가 돼서 결론이 그런 식으로 가게 되니까….



세계님의 경험과 뉴스들이 겹칠(overlap) 때도 있으신가 봐요. 


네, 그래서 한때는 일부러 뉴스 방송이 안 나오도록 뉴스 케이블 채널을 막아놓기도 했어요. 



심정은 이해가 돼요. 저도 뉴스 볼 때 머리가 지끈해질 정도로 보기 싫은 뉴스가 있거든요.

세상이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너무 방향성 없이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어떤 것들은 엄청나게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워요. 


제 생각이랑 똑같아요. 기술은 최첨단으로 올라가는데 인간성의 어떤 부분은 더 저질화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밸런스가 엉망진창이 되고 있어요. 



근데 이제 그것에 저희가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또 살기는 살아야 하잖아요. 좀 전에 세상에 거는 기대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세상이 나를 어떻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일까요?


네, 그거 중요하죠. 세상이 저를 트집 잡는다는 느낌을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건 이제 제가 바뀌어서 되는 것일 수도 있고 세상이 바뀌어서 되는 것일 수도 있고 정확히 어느 쪽일지는 모르겠는데, 다시는 세상이 나를 트집 잡는 것 같다는 생각을 안 가지고 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트집 잡는다는 건, 세상이 나에게 뭔가 태클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 드시나요?


네, 그런 걸 좀 안 겪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그냥 순탄하게 평안하게 갈 수 있기를, 날 그냥 내버려 둬라 그런 거죠. 



네, 그러시군요. 그럼 또 다른 기대도 있으세요?


글쎄요. 아버지하고의 의사소통이 지금도 유지하기에는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조금만 더 원활해지고 좀 더 괜찮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네네. 


그 외에는 여기서 더 많이 말하는 건 욕심인 것 같고 이 정도로….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그런 기대라고 저는 생각해요. 아주 대단한 것을 바라고 기대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작은 변화와 기대를 위해 세계님도 같이 조금씩 움직이실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싶어요. 사람들에게 마음을 좀 더 열거나, 대화를 시도해본다거나 하는 그런 것이요.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을 안고 하실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뷰를 하다 보니 처음에 만났을 때 비해 지금은 뭔가 더 희망적이고 기대를 안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좋은 변화가 느껴져요. 


그래요? 



네, 어떤 것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첫 번째 만남보다 지금이 훨씬 더 편하게 느껴지고 좋은 변화들도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미래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앞두고 계셔서 그런지 긍정적인 변화들이 보이기도 하고 기대도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의 과정이나 인터뷰에 대한 소감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겠어요?


네, 일단 선생님이 잘 진행해 주시고 이끌어주셨으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 사이트에 올라가진 않았는데 막상 이게 1회부터 쭉 올라갈 거로 생각하니까 좀 두려운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인터뷰를 통해 세계님을 많이 이해하게 됐고 세계님이 힘든 과정이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시고 되게 솔직하게 진솔하게 얘기해 주시는 덕분에 저도 세계님의 입장이 돼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세계님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고, 충분히 지금의 모습들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네. 



세계님의 모습을 인정받고 또 앞으로의 삶을 응원해 줄 수 있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질 거라는 생각과 기대가 듭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시든 안 하시든, 많은 분이 인터뷰를 보고 세계님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계실 거라고 믿어요.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과거의 어려운 이야기를 하느라 힘든 부분도 있으셨겠지만 이렇게 진솔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용기거든요. 그 시작부터가 이미 변화를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걱정은 조금만 하시고 기대를 많이 하시면 좋겠다는 당부로 인터뷰를 맺을까 합니다.


네, 감사했습니다. 




interviewer_써니 | 이 시대의 고립과 은둔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사람 

약 15년 동안 사회복지사로 아동, 청소년, 청년들, 그리고 가족들을 만나왔습니다. 자립의 문턱앞에서 머뭇거리거나 행여 문턱을 넘었더라도 쉽게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섞이기 힘들어하며 고립과 은둔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러 청년들을 보며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대의 고립과 은둔, 외로움에 관해서 함께 들여다보고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인터뷰와 두 번째 책 준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sunnyokay79@gmail.com




(끝)







interviewer_써니 | 이 시대의 고립과 은둔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사람

약 15년 동안 사회복지사로 아동, 청소년, 청년들, 그리고 가족들을 만나왔습니다. 자립의 문턱앞에서 머뭇거리거나 행여 문턱을 넘었더라도 쉽게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섞이기 힘들어하며 고립과 은둔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러 청년들을 보며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대의 고립과 은둔, 외로움에 관해서 함께 들여다보고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인터뷰와 두 번째 책 준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sunnyokay7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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