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어도 괜찮아
블라님이 처음에는 인터뷰에 응하기 어렵다고 하셨다. 그런데 가상회사가 진행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먼저 마음이 열렸다고 말하시면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해주셨다. 이런 계기로 원래는 계획에 없던 2차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블라님은 어렸을 때부터 유학생활을 하셨고, 그래서 유학을 가셨을 때엔 그 곳의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기 힘들었었고, 다시 돌아오신 후에는 또다시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배경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은둔 고립을 경험하시고 두더집을 찾아오셨다고 한다.
<초6부터 고등학교까지 2개국 유학생활>
사과집: 블라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해요.
블라: 안녕하세요 저는 블라고요. 두더집에서 영어동아리를 담당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유학생이고 이 부분을 좀 얘기하고 싶어요.
사과집: 네. 유학생활을 하셨군요. 언제부터 유학을 가셨나요?
블라: 저는 일찍 유학 생활을 시작해서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중남미 국가로 이민을 가게 됐어요. 어머니께서 해외 여러 곳에서 일하셔서요.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나라에 2년 반 정도 중학교 2학년까지 있다가 호주로 다시 4년반 졸업할 때까지 있었고요. 그 후에 다시 한국으로 왔어요.
사과집: 처음에 유학을 가게 된다고 들었을 때 어떠셨나요?
블라: 처음에는 그냥 부모님이 간다고 하니까 그때는 가고 말고를 제가 선택할 만큼 성숙한 시기가 아니어서 싫긴 했지만 별 생각은 없었어요. 근데 막상 가니까 다른 문화에서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사과집: 중앙 아메리카로 유학을 가신 거면 거기에서 쓰는 스페인어나 유학 준비 같은 걸 가기 전에 먼저 하셨었나요?
블라: 특별히 스페인어에 대한 공부를 하진 않았고요, 다니는 학교에서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영어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었죠.
사과집: 그럼 유학 생활 때에 어려움을 느낀 부분이 있을까요?
블라: 일단 다른 인종과 어울리려다 보니 그런 부분이 나도 힘들고 상대방한테 받아들여지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리고 언어의 장벽이 아무래도 있었고 인종적 문제나 문화적 차이로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초6~중학생때까지는 영어나 스페인어나 둘 다 어려워서 어울리기가 아무래도 힘들었었고요. 고등학생때는 영어가 많이 자유로워져서 언어소통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영어를 잘 한다고 해서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구요. 영어를 잘 못하면 나서기 어려운데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대해서 좀 더 받아들여지지 않는 문화가 있어요. 그래서 아싸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영어를 잘 하게 된 이후로도 내성적이어서 어울리기 힘든 부분이 있었죠.
사과집: 그렇다면 마음이 맞는 친구나 챙겨주는 친구가 있었다거나, 혹은 괴롭힘이라든가 왕따라든가 하는 문제는 없었나요?
블라: 딱히 나서서 챙겨주는 사람은 없었고요, 왕따나 괴롭힘까지는 없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느낀 고립>
사과집: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는 어땠나요?
블라: 한국으로 돌아오니 한국 문화에 대해서 적응이 어려웠어요. 문화적 차이가 많기 때문에 대학 다닐 때는 교환학생이랑 어울리려 했고 한국사람과 어울리지 않으려 했어요. 왜냐면 제 행동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고 실수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많이 있었어요. 대학 생활은 조용히 다녔고요. 먼저 한국사람들이 저를 거부하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고 제가 문화적인 배경 지식이 없어서 내가 선을 넘는 게 아닐 지 많이 걱정이 됐어요. 저랑은 유머 코드도 다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기 의식을 많이 해서 교환학생 위주로 어울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사과집: 그럼 두더집은 어떻게 알고 찾아오시게 됐나요?
블라: 현재는 대학 휴학 중이고요 3학년 1학기 휴학 후에 은둔을 시작했어요. 휴학 중에 집안에 있다가 갈만한 곳이 없었어요. 모임이나 너무 활발한 분위기는 맞지 않는다고 느껴서 다른 곳에 가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하기보다는 여기는 편한 느낌이 있었어요.
사과집: 이 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은둔고립청년” 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는 것에서 처음에는 거부감이 많이 있다고 들어서요, 블라님은 그런 측면에서 두더집에 오시는 것이 어렵진 않았나요?
블라: 그런 부분은 어렵지 않았어요. 은둔은 잘못이 아니니까 빨리 인정할 수 있었어요.
<두더집에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계획>
사과집: 블라님은 두더집에 온 후에 느낀 변화가 있을까요?
블라: 남들에 대해서 더 알아갈 수 있고 서로의 스토리를 나누고 하면 느끼고 깨닫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나랑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많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게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사과집: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블라: 저는 한국어를 잘 못한다고 느껴서 앞으로는 더 한국어를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요. 제가 해외에서 취업할 게 아니니까 한국에 잘 적응하고 살아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마무리
블라님은 어렸을 적부터 계속 다른 환경과 다른 문화에 적응하느라 힘드셨던 것 같다. 나의 맥락이나 행동을 나와 같은 시점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중미-호주-한국 3개국을 오가며 계속 재사회화를 거치면서 적응해내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블라님이 이런 배경을 말하기 전까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한국어도 전혀 서툴다는 인상을 못 받았다. 오히려 블라님이 겁내시는 것만큼 한국어가 많이 서툴거나 문화적 차이가 많이 있다거나 할 것 같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도 대학에서는 사람들이 좀 더 성숙해져서 조금 서툴다고 막 비웃거나 놀리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조금 더 다가가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용기를 좀 더 내면 한국 생활에도 충분히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고 앞으로 블라님의 한국생활 적응을 응원하겠다.
그럼 블라님의 이야기와 나의 서툰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무리 하겠다.
서툴어도 괜찮아
블라님이 처음에는 인터뷰에 응하기 어렵다고 하셨다. 그런데 가상회사가 진행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먼저 마음이 열렸다고 말하시면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해주셨다. 이런 계기로 원래는 계획에 없던 2차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블라님은 어렸을 때부터 유학생활을 하셨고, 그래서 유학을 가셨을 때엔 그 곳의 문화와 언어에 적응하기 힘들었었고, 다시 돌아오신 후에는 또다시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배경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은둔 고립을 경험하시고 두더집을 찾아오셨다고 한다.
<초6부터 고등학교까지 2개국 유학생활>
사과집: 블라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해요.
블라: 안녕하세요 저는 블라고요. 두더집에서 영어동아리를 담당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유학생이고 이 부분을 좀 얘기하고 싶어요.
사과집: 네. 유학생활을 하셨군요. 언제부터 유학을 가셨나요?
블라: 저는 일찍 유학 생활을 시작해서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중남미 국가로 이민을 가게 됐어요. 어머니께서 해외 여러 곳에서 일하셔서요.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나라에 2년 반 정도 중학교 2학년까지 있다가 호주로 다시 4년반 졸업할 때까지 있었고요. 그 후에 다시 한국으로 왔어요.
사과집: 처음에 유학을 가게 된다고 들었을 때 어떠셨나요?
블라: 처음에는 그냥 부모님이 간다고 하니까 그때는 가고 말고를 제가 선택할 만큼 성숙한 시기가 아니어서 싫긴 했지만 별 생각은 없었어요. 근데 막상 가니까 다른 문화에서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사과집: 중앙 아메리카로 유학을 가신 거면 거기에서 쓰는 스페인어나 유학 준비 같은 걸 가기 전에 먼저 하셨었나요?
블라: 특별히 스페인어에 대한 공부를 하진 않았고요, 다니는 학교에서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영어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었죠.
사과집: 그럼 유학 생활 때에 어려움을 느낀 부분이 있을까요?
블라: 일단 다른 인종과 어울리려다 보니 그런 부분이 나도 힘들고 상대방한테 받아들여지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리고 언어의 장벽이 아무래도 있었고 인종적 문제나 문화적 차이로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래서 초6~중학생때까지는 영어나 스페인어나 둘 다 어려워서 어울리기가 아무래도 힘들었었고요. 고등학생때는 영어가 많이 자유로워져서 언어소통은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영어를 잘 한다고 해서 잘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구요. 영어를 잘 못하면 나서기 어려운데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대해서 좀 더 받아들여지지 않는 문화가 있어요. 그래서 아싸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영어를 잘 하게 된 이후로도 내성적이어서 어울리기 힘든 부분이 있었죠.
사과집: 그렇다면 마음이 맞는 친구나 챙겨주는 친구가 있었다거나, 혹은 괴롭힘이라든가 왕따라든가 하는 문제는 없었나요?
블라: 딱히 나서서 챙겨주는 사람은 없었고요, 왕따나 괴롭힘까지는 없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느낀 고립>
사과집: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는 어땠나요?
블라: 한국으로 돌아오니 한국 문화에 대해서 적응이 어려웠어요. 문화적 차이가 많기 때문에 대학 다닐 때는 교환학생이랑 어울리려 했고 한국사람과 어울리지 않으려 했어요. 왜냐면 제 행동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고 실수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많이 있었어요. 대학 생활은 조용히 다녔고요. 먼저 한국사람들이 저를 거부하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고 제가 문화적인 배경 지식이 없어서 내가 선을 넘는 게 아닐 지 많이 걱정이 됐어요. 저랑은 유머 코드도 다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자기 의식을 많이 해서 교환학생 위주로 어울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사과집: 그럼 두더집은 어떻게 알고 찾아오시게 됐나요?
블라: 현재는 대학 휴학 중이고요 3학년 1학기 휴학 후에 은둔을 시작했어요. 휴학 중에 집안에 있다가 갈만한 곳이 없었어요. 모임이나 너무 활발한 분위기는 맞지 않는다고 느껴서 다른 곳에 가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하기보다는 여기는 편한 느낌이 있었어요.
사과집: 이 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은둔고립청년” 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는 것에서 처음에는 거부감이 많이 있다고 들어서요, 블라님은 그런 측면에서 두더집에 오시는 것이 어렵진 않았나요?
블라: 그런 부분은 어렵지 않았어요. 은둔은 잘못이 아니니까 빨리 인정할 수 있었어요.
<두더집에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계획>
사과집: 블라님은 두더집에 온 후에 느낀 변화가 있을까요?
블라: 남들에 대해서 더 알아갈 수 있고 서로의 스토리를 나누고 하면 느끼고 깨닫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나만 힘든 게 아니고 나랑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많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게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사과집: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블라: 저는 한국어를 잘 못한다고 느껴서 앞으로는 더 한국어를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요. 제가 해외에서 취업할 게 아니니까 한국에 잘 적응하고 살아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과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마무리
블라님은 어렸을 적부터 계속 다른 환경과 다른 문화에 적응하느라 힘드셨던 것 같다. 나의 맥락이나 행동을 나와 같은 시점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중미-호주-한국 3개국을 오가며 계속 재사회화를 거치면서 적응해내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블라님이 이런 배경을 말하기 전까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한국어도 전혀 서툴다는 인상을 못 받았다. 오히려 블라님이 겁내시는 것만큼 한국어가 많이 서툴거나 문화적 차이가 많이 있다거나 할 것 같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도 대학에서는 사람들이 좀 더 성숙해져서 조금 서툴다고 막 비웃거나 놀리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조금 더 다가가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용기를 좀 더 내면 한국 생활에도 충분히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고 앞으로 블라님의 한국생활 적응을 응원하겠다.
그럼 블라님의 이야기와 나의 서툰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무리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