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경험 청년들에게 한분 한분의 스토리를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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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만 가까운 친구에게 - 릴레이 인터뷰 시즌 2-6


터넷이 보급되면서 새롭게 생긴 개념, 인터넷 친구. 그들은 때론 사회문제의 원흉처럼 비춰지기도, 가볍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일반적인 친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소중한 존재다. 특히 사람을 두려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은둔고립 청년들에게는 인터넷 친구가 자신을 살려줄 동앗줄이 되기도 한다.


두더지땅굴은 인터넷의 강점을 통해 전국 각지에 있는 은둔고립 청년들이 연결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같은 아픔을 품은 청년들이 서로 자조하고, 상처를 보듬어주고, 연결될 수 있는 자리. 그 따스함을 직접 겪은 산 증인을 지금 함께 만나보자.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이름은 나인채고요, 은둔기간은 3년이고 나이는 29살입니다.



본인의 성격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전에 mbti 검사했을때는 infp가 나왔고요. 내성적이면서 좀 혼자 있길 좋아하고

상상, 뭐라 해야 되지 아이디어 내는 걸 좋아합니다.



두더지땅굴은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셨나요?


예전에 지인 추천으로 은평구에 있는 두더집에 방문하고 나서 거기서 만난 분이

이런 소통 플랫폼이 있다고 알려주셔갖고, 그때부터 게시판 종종 보고 있었습니다.



그럼 두더집도 오랫동안 이용하신 거네요.

두더집에 처음 오셨을 때 느낀 점이 궁금해요.


저랑 비슷한 경험을 했던 청년분도 만나서 공감이 많이 됐었고요.

내부가 일반 가정집같아서 편안한 느낌을 받았고, 제가 갔을때는 책도 있었고

입구쪽에 매니저님이 계셔서 반겨주시기도 하고 거기 뭐 간단한 간식도 있었고

집밥모임도 참여했는데 가족같은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지인 추천이라고 한다면 어떤 경로로 추천을 받게 되셨나요?


이전에 자조모임이란 걸 오픈채팅을 통해 참여했었거든요.

거기서 만났던 분들 중에 A님도 있고 또 B님도 있고 제 기억상 서너분 정도

오프라인에서도 뵀는데 온라인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분들이

단톡방에 소식을 많이 주시거든요. 1:1 채팅으로도 많이 알려주시고.




혹시 은둔고립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가정사랑, 제가 사기를 당한 적이 있어가지고.

사회초년생, 스무살 전후 적이었어요.



사실 사기가 생각보다 흔하다고는 해도,

본인이 겪을거라고는 미처 생각하기 힘들잖아요.

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일상이 많이 흔들렸을 것 같은데, 괜찮으셨나요?


기본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 분노나 불안, 우울 이런 것 때문에 인간불신이 생겼고요. 불면증도 생기고.

당연히 경제적 어려움도 생기고, 사회적 거리감이나 자기 비하도 하게 되고 경계심도 많이 강화된 것 같습니다.



정말 큰 아픔이셨을 텐데, 지금 이렇게 나올 수 있게 되셔서 다행이네요.

혹시 은둔고립 생활 중 바깥세상, 다른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바라봤는지가 궁금합니다.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고요, 그리고 누구도 믿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습니다.



혹시 힘들었던 시기를 견디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게 있나요?


게임과, 게임을 하면서 만난 온라인 상의 사람들이네요.



온라인이라서 더 이야기를 털어놓기 쉽고

성격이나 취미가 잘 맞는 사람을 만나기 쉬웠던 점이

더 크게 도움이 됐으려나요?


공감도 많이 해주고, 좋은 말을 해준 것도 있지만

힘들때는 기프티콘 같은 것도 주면서 도와주고

팀워크도 함께 맞춰나가다 보니까 쉽게 친해졌고

지금까지도 연락할 정도로 의지가 되는 사람들이에요.





인터넷을 통한 좋은 만남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준 것 같아요.

그럼 인터넷은 나인채 님께 어떤 공간인가요?


경험상으로는 저한테서는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이 됐고요,

내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자리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정말 뜻깊은 일이었네요. 저도 개인적으로 공감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온라인으로도 안좋은 일을 겪기도 쉽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아요.



그쵸.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양날의 검이니까요.

그럼 앞으로 소소하게라도 해보고 싶으신 일이 있으신가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거랑, 자격증 같은 것도 좀 따 보고 싶고요. 해외여행 같은 것도 좀 가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보게 되실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이런 다양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좋겠고, 참여도 해보면 좋을 것 같고요.

물론 상담이 더 좋지만 당사자들끼리의 소통으로만 얻을 수 있는 공감 같은 것도 있고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용기내서 만나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



터넷 친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썩 좋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위험한 사람이면 어떡해, 신상도 제대로 알 수 없고. 어차피 만나는 수단 끊기면 남이나 다를 바 없지 않아? 거짓말인지 어떻게 구분해? 이런 인식이 바뀌는 데엔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스마트폰이 생긴지도 이제 십몇년이 흘렀다. 이제 우리는 안다. 화면 너머의 친구 역시 나와 다를바 없는 한 사람이고, 밖에서 만난 친구라도 만나는 수단 끊기면 남이나 다름없다. 인터넷 친구라도 충분히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서로에게 마음을 편히 털어놓고, 아픔을 보듬어주며, 평생 갈 배움과 감동을 얻게 되기도 하는 진정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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