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3편] 나에게도 행복은 존재했다

Hyejin
2023-09-19
조회수 669

  대개 사람들은 맛있는 것을 먹거나 어떤 신나는 놀이 문화로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러니 각종 SNS에 그런 것들을 올리는 거겠지. 사람들이 '자주 하는 것'들을 '행복'이라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대개 그런 것들로 행복을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워낙에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굳이 찾아서 먹지 않는 사람이라 먹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집 밖보단 안이 편한 사람이라 그런 거에 행복을 느끼지 않았다.


 '그럼 도대체 난 어디서 행복을 느끼는 것일까?'


  대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 그래, 그게 가장 먼저 떠올랐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엄마랑 함께 티비 보기'


  좋아하는 사람이라.. 좋아하면 뭔가를 주고 싶고 그래서 만들게 되고 주고 하는 게 보통인데 내게 무언가를 받는 대상은 엄밀히 말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좋아한다기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드는 사람'에 가까웠다. 이건 분명 결이 다르다.

  어쨌거나 난 이들에게 무언가를 나눠 주는 게 참 좋았다. 만들 걸 구상하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행복했다. 워낙에 모든 게 느린지라 뜨개 소품하며 그림, 심지어는 간식까지도 시간이 엄청 걸리고 몸이 편치 않은 작업이었는데도 그들에게 전달해 주기 전까지의 과정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내가 너무 착해서 이런 나눔에 행복을 느끼는 걸까 하고 생각도 해 보았지만 금세 아니라는 걸 알았다.


  매번 만들고 나면 결과물을 찍어 올렸는데 그 반응들이 나쁘지 않았다. 간간이 달리는 코멘트는 내 기분을 좋게 했고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을 '무언가 할 수 있는 존재'로 바꾸어 주었다. 이는 비단 나눠 주는 것만이 아니었다. 내가 쓰는 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감정을 내비치지 못해서, 말보다는 혼자 글로 쓰는 게 편해서 시작한 글쓰기였지만 회를 거듭하다 보니 자연스레 늘었는지 간혹 '잘 읽힌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했던가. 간간이 들려오는 '잘 쓴다'라는 소리는 '글'을 긍정적인 대상으로 만들어 주었다. 글쓰기는 하나의 놀이 수단이 되었고, 더 나아가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힐링 수단'이 되었다. 조용한 곳에서 글을 쓰고 있노라면 '행복이 여기 있지' 싶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것들도 있었다. 오늘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설거지를 하려는데 듣고 있는 노래의 좋아하는 부분이 흘러나왔다. 기분에 가만히 따라 불렀는데, 참 행복했다. 이렇듯 누군가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할 때에 부르는 노래가 좋았다. 가령 산책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든지, 여러 사람과 함께 찬양을 부를 때라든지.

  노래에 자신 없는 나로서는 내 목소리가 들리면 불안에 휩싸였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라면 그 순간이 즐거워질 만큼 기분이 좋아졌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어느 순간만큼은 '괜찮게 부른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때 확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어찌 보면 이것도 위에서 말한 것과 동일하게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 듯하다.


  이렇듯,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

고마운 사람들에게 나누기까지의 과정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난 '행복하다'라고 느꼈다.


  이렇게 일상 속 사소한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니 '아, 내가 미처 생각해 내지 못한 것들이 많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아, 행복 수집을 한 번 해 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행복 수집',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을 메모장에 적는 것, 그리고 그걸 글로 써 보는 것. 그러면 내가 모르는, 나에게는 없다고 생각했던 그 '행복'이 이미 내게 이렇게나 많이 있었음을 더 깨닫게 되지 않을까.


 "나에게도 행복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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