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대한 고찰

Hyejin
2024-03-09
조회수 433

  고찰: 어떤 것을 깊이 생각하고 연구함.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난무하지만 딱 정리된 줄기는 없다. 하루를 바쁘게 사는 동안 드러낼 수 없었던 그 감정들과 생각들이 이리도 많았던 것인가. 지금도 정확히 그게 뭔지 알고 싶지 않은 것처럼 꾹 누르고만 있지만 정작 꺼내려니 잘 정리되지 않는다. 지금의 이 글처럼.


첫 번째| '사람들은 미래 계획을 세워 놓고 사는가?'

 저번에 한 기관에서 받았던 진로 상담에서 선생님이 내준 과제는 이거였다.

 

 '50살의 내 모습을 정말 구체적으로 상상해 일기로 써 보기'


 얼마나 구체적이냐면 그날 어떤 옷을 입었으며 머리 스타일은 어떠한지 심지어는 어떤 것들이 주변에 갖춰져 있는지 등, 그 정도로 세세하게 적어 보라 하셨다. 그럼 거기서 필요한 게 나올 거니 거꾸로 돌아가서 40살의 나는, 지금으로부터 5년 후의 나는 그 '앞으로'를 위해 무엇을 갖추고 있어야 할지 알 거라 하셨다.

 일단 먼저는 '아 사람들은 이렇게 미래 계획을 세워 두고 사는구나'에 놀랐고, 다음으로는 그것에 좀처럼 마음을 두지 않는 내 모습에 놀랐다.

 그렇다. 난 이 과제를 하지 않았다. 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또다시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에 빠지면서 더더욱 하질 않았다.


  '어차피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인데 미래 계획은 무슨'


 나는 여태껏 계획을 세우고 살아 본 적이 없다. 계획을 세워 봤자 끽해야 일주일 정도. 시간을 아낀다며 시간 단위로 세워 본 적도 있었지만 며칠 못 가고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늘 그렇듯 되는 대로 살아왔다.

 이런 내가 미래 계획이라니. 하물며 한 달 앞조차 내다보지 못하고 세상 물정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어른이'인 내가, 무슨 50세.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미래 계획을 세우며 살아오셨고 비록 그것대로 인생이 흘러가진 않았지만 많은 도움을 받아 내게도 이 방법을 권해 주셨다. 하지만 하질 않았다.

 이걸 세우고 선생님께 상담을 계속 받았다면 지금과는 달라졌을까? 지금 이 우울한 감정을 없애고 도전 뿜뿜하는 마음으로, 그 설렘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었을까? 잘 모르겠다.


두 번째| '나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우울증이 있다 말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정신과 약을 먹어 본 적은 없다. 나이가 먹어도 알약을 못 먹는 것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 여동생의 모습을 봐서 더 그렇다.


  '난 약에는 의존하고 싶지 않아'


 그렇다면 이런 기분이 들 때마다 다시 일어설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건 또 나만의 방식대로 그저 몸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그렇게' 지낸다. 그리고 다시 긍정의 생각이 오길 기다린다. 이 글이 내게 힘을 주기를ㅡ


세 번째| '난 사람이 불편한 사람인가?'

 교회를 가면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한 명도 없다. 교회뿐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터놓을 사람은 없다. 부모님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나를 아는 누군가는 정작 나를 잘 모른다. 단지 내 블로그 글을 보는 몇몇, 한 번도 대면하지 않은 그 몇몇만이 나를 안다. 그것도 내 일부일 뿐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나를 드러내지 않는 터라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나를 모른다. 그러니 그 관계엔 언제나 한계가 존재한다.

 언제나 벽을 세우고 있는 듯한 나는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 주지 않으면 먼저 말을 걸지 않기에 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나도 그들이 불편하고 그들도 나를 불편해하고. 그렇기에 교회에서든 어디서든 언제나 혼자 있기 일쑤고, 그게 편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혼자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교회에서는 항상 날 챙겨 주시려는 고마운 분이 계신다. 늘 감정대로라 끽하면 잠수 타기 일쑤인데도 그분은 나를 한결같이 대하신다. 언제나의 그 친절에 마음을 열다가도 나를 어려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면 되려 상처 받고 그분에게마저 거리를 둔다. 이런 내가 그분과 더 친한 자매님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불편하지만 애써 주시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고마워하기는커녕 피하기만 한다.


 매번 삶이 무기력해 지면 감정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이상한 사람이구나. 스스로 관계도 삶도 다 망치고 있구나.' 


 스스로 사람을 '불편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으며, 마음과 행동으로 주변 사람도 나를 불편하게 느끼도록 만든다. 어느 누가, 먼저 말을 걸어도 물어본 말에만 대답하는 사람과 편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아무리 친화력이 높은 사람이라도 못할 일이다. 그러니 이건 전적으로 내가 해결해야 할 내 문제이다.


 하지만 해결할 노력은 하지 않는다. 그저 일상으로 돌아가 다시 바빠지면 거기에 감추고 들여다보지 않는다. 잠잠해 진 게 아니라 덮고 있을 뿐, 그건 어느 때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3 2

사단법인 씨즈

Tel | 02-355-7910   E-mail | dudug@theseeds.asia   URL | https://theseeds.asia

후원계좌 | 신한은행 100-026-478197 (예금주: 사단법인 씨즈)

사업자 등록번호 | 110-82-15053

 

 서울두더집 Phone.010-3442-7901 Addr.서울 동대문구 왕산로23길 29 서울중앙교회 1층

 제주두더집 Tel.064-763-0901  Phone.010-5571-7901 Addr.제주시 조천읍 대흘리 1075-25


Copyright ⓒ 2022 두더지땅굴 All rights reserved.

카카오톡 채널 채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