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나의 삶

안블루
2024-06-09
조회수 429


시끄러운 소리가 없는 새벽시간이 좋다.
그래서 새벽에 보고 싶은 유튜브를 보고 핸드폰을 한다.
외롭고 우울한 게 심해서
유튜브로 사람이 말을 하는 영상을 켜놓는다.
새벽 4시가 되면 정신과 저녁 약을 먹는다.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어서 버티기 힘들기 때문에
저녁 약을 늦게 먹는다.
저녁 약에는 수면제 여러 종류, 항불안제, 항우울제가 있다.
약을 먹으면 2시간 후에 잠이 온다. 날이 밝으면 잠이 든다.
잠을 자고 눈을 뜨면 오후 3-4시.
눈이 뜨면 침대 밖으로 나가기 힘들다.
그래서 밥도 안 먹고, 해야 하는 일도 안 한다.

며칠 굶고 머리가 빙빙 돌고 몸이 휘청대면
주방으로 나가 밥을 먹는다. 밥은 한 끼만 먹는다.
두 끼 이상 먹으면 죄책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돈을 벌지 못하니까.
두 끼 이상 먹으면 죄책감 때문인지 배탈이 난다.
밥 먹은 날에는 내가 해야 할 집안일을 한다.
밥값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유일하게 외출하는 날은 정신과 가는 날.
정신과 약이 떨어지면
오후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정신과를 간다.

약에 의한, 약을 위한 삶을 산다.

이런 고립된 삶이 지겹다.
매일 같은 하루를 버티는 게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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