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연구일지 - 7주차] 그냥 걸으면 된다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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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 참여를 인증할 사진/이미지
2) 연구 참여 소감
저는 정신건강의학과에 갈 때 마다 산책은 했는지 의사 선생님에게 질문을 받고는 하는데요 사실은 귀찮다고 말해요 집이 너무 좋은 저는 집에서도 지루하지가 않아서 산책을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거든요 처음 산책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는 숙제라고 생각하고 시간을 정해서 걸었어요 그마저도 해가 진 뒤에야 걸어서 주변을 둘러보지도 않고 그냥 걷는 시간을 채우는 것에만 집중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해야하니까라는 마음가짐으로 말이에요 그러다가 처음으로 낮에 산책을 해봤을 땐, 그제야 주변이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낮에 산책을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살곶이 다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구에서 작은 텃밭을 사람들에게 대여해준다는 것도 알게 되고 중랑천에 새들이 머무는 곳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요 하지만 눈으로 볼 뿐 산책 자체에 흥미에 느끼는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 주에 한 번씩 산책을 하다가 느낀건데요 제가 잡생각을 하지 않고 오로지 주변 풍경만 생각하면서 걸었다는 거예요 전 미래에 대해 불안한 생각을 자꾸 해서 스스로가 의기소침해지는 편인데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니.
얼마 전에는 태안에 갔습니다 바지락을 캐러 가보지 않겠냐는 가족의 권유에 예전 같았으면 바로 가지 않겠다는 대답을 했을텐데, 그 날 따라 그냥 가겠다는 말이 쉽게 나왔어요 새벽에 일어나야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에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주변 풍경도 좋았고 많은 바지락을 캐서 집에서 손질도 하고 그렇게 손질한 바지락으로 요리도 하고요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다음에 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요즘의 저는 산책을 시간을 정해서 걷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한 번 걸어볼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게 산책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물론 목적에 따라 규칙적인 산책이 필요할 수 있으니 시간을 정할 필요가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 산책은 그렇게 무겁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었고, 그냥 걷는 것 뿐이라는 간결한 말로 정리가 됐습니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