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5.수
지각이다. 늘 미리 준비를 끝내 놓는 동생에 비해 나는 매일 '5분만 더'를 외친다. 그럼에 항상 시간을 넘기기 일쑤고, 오늘도 나를 기다리느라 동생도 늦었다. 동생을 먼저 보내 놓고도 10시가 넘은 시각에 어차피 늦었구나 싶어 더 늦장을 부리니 거의 10시 30분이 돼서야 두더집에 도착했다. 허허.. 미리 108배를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던.. 미안함이 올라왔다. 으, 이젠 약속 시간을 엄수하자!!
모자가 벗겨졌네..ㅋ

오랜만에 108배를 하고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 매번 산책을 하면 지나던 책방이 오늘은 불이 켜져 있기에 들어가 구경을 하였다.

물건을 더 늘리지 말자 다짐했건만 역시나 지갑은 열리고 말았다. 표지가 이쁘면 일단 사고 보는 게 버릇인지라. ㅠㅠ 읽지도 않으면서..
"언니, 이거 나왔다."
"우와!!!!!"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요리를 조금씩 해 보기 시작했는데, 레시피를 따라해도 맛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어남선생님 레시피는 실패가 없었다! 물론 몇 번 안 해 보긴 했지만.. ㅋ 영상보다는 글이 편한 사람이라 요리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미 나와 있었다!! 몰랐던. ㅎ 그래서 망설이지도 않고 지갑을 열었다. 내일 장을 봐서 두더집에서 요리를 해 볼 예정!ㅋ 성공할까? 그건 내일 알 수 있겠지 ㅎ

25,000원의 거금이 들어갔지만 책이 너무도 예뻤다. 뭔가 요즘 느낌을 아는 편집자가 만든 듯, 무슨 요리책이 아니라 잡지 같았다. 그래서 더 좋았던. ㅎㅎ
그리고.. 원래는 성경 관련 책을 사려 했는데 그냥 넣어 두었다. 그러다 아직도 읽지 않은 <노인과 바다>를 발견해서 저건 안 살 수 없었다. 작으니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ㅎ.. 저건 조만간 틈틈이 읽어야지.ㅎ 기도 수첩만 사려 했던 것이 또 이렇게 많은 소비로 이어졌네.. ㅠ 그래도 아깝지 않다. ㅎ~

이후엔 <생각한다는 것> 책을 주제로 독서 토론을 하였다. 첫 발제자인 소연 님의 책 설명과 함께 같이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는 걸 가지고 의견을 나누었다. 나는 늘 이런 시간이 되면 입을 열지 못한다. 어떤 책이든 그게 어떤 책이었는지, 그로 인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정리해 내는 건 내게는 참 어려운 일이기에 생각을 펼치기 어려웠다. 그나마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팀장님께서 이러저러하게 물음을 많이 던져 주셔서 하나는 말할 수 있었던. 에효. 앞으로의 독서 토론이 두려워진다..

몇 시간의 토론 이후 소연 님이 책방에서 구매한 게임을 했다.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던! 상대를 좀 더 알게 하는 게임인 것 같아 친목을 다지기에 좋은 것 같다~ㅎㅎ
3월 초에 있을 청년학교 입학식 때 우리의 소개를 담은 영상이 올라간다고 한다. '내가 본 내 모습'이 담긴 캔버스를 보이며 그림을 소개하고, 아래의 양식에 맞게 자기소개를 하는.
1. 나는 어떤 사람인가?
2. 나의 고립
3. 청년학교를 같이 하면서 얻고 싶은 것
그럼에 참 난감했다. 글이야 그냥 쓰면 되었지만 그림은 도통 무얼 그려야 할지 몰랐기에. 그래서 어제 가까스로 핀터레스트에서 그림을 찾아냈고, 그걸 이번 시간에 그리기 시작했다.

슥-슥-

우선 사람을 그리고

나머지 것들도 그리고

핸드폰 화면에 보이는 대로 명암을 넣었다.

ㅎ 오늘은 여기까지.
보통 의미를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는 법인데, 난 그냥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찾아 그렸다. 매번 하얀 종이에만 그림을 그리다 생소한 캔버스에 연필을 대 보았는데, 오 느낌이 달랐다. 뭔가 조금만 쓱-쓱 해도 머리카락 느낌도 잘 사는 것 같고ㅡ 캔버스만이 주는 느낌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단점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지우개를 거의 쓰지 않고 그렸다. ㅋ 다행히 많이 이상하지 않았던. 너무 재밌어! 오래 걸리더라도 계속 그려야지. 어떤 그림이 탄생할까?ㅎ 너무 즐겁다아~

"언니, 언니가 이전에 물었던 적 있잖아. 왜 언니가 시키는 것에 토도 달지 않고 즉각즉각 말을 잘 듣는 건지."
"응, 왜 그런데?"
"언니가 나 버릴까 봐."
가슴이 미어진다.
번외) 자기소개|
1. 나는 어떤 사람인가?
2. 나의 고립
3. 청년학교를 같이 하면서 얻고 싶은 것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29살, 공무원 시험을 그만둔 이후부터 저는 부단히도 제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 헤맸어요. 누군가는 10대에 했을 그것을 전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죠.
저는 남들처럼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참아가며 살긴 싫었어요. 어떻게든 제가 즐거이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랐죠. 저를 알아가는 그 시간 동안 저는, 나도 그런 쓰임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며 어떻게든 '그 무엇'을 찾으려 애썼어요.
하지만 찾지 못했어요. 도전만 있고 성과가 없던 삶은 지금까지 제가 한 노력을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들었고, 제 자신을 가치 없게 여기게 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다 제 나이에 맞게 취업하고 결혼하고 각자 자기 삶을 살아가는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저 현실을 회피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였죠.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그리고 언제나 부모님께 받기만 하여 죄송했어요. 그래서 이따금 감정이 안 좋을 때면 혼자 암흑 속으로 들어갔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제주에 내려온 지 1년 반. 그동안 저는 그 전까지 알아온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이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나는,
힘든 일을 자처하는 사람이고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고
사회적 약자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도우려는 사람이며
환경을 중요시하는 사람이고
원리원칙대로가 편한 사람이고
사무적인 일보다 육체적인 일을 선호하는 사람이고
읽는 건 싫지만 쓰는 건 좋아하는 사람이며
누군가에게 베푸는 걸 좋아하여 무엇이든 나누며 살고 싶은 사람이에요.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이제는 조금은 정의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이제는 그런 제 모습에서 '제가 즐거이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요. 청년학교를 통해ㅡ.
:)
26.02.25.수
지각이다. 늘 미리 준비를 끝내 놓는 동생에 비해 나는 매일 '5분만 더'를 외친다. 그럼에 항상 시간을 넘기기 일쑤고, 오늘도 나를 기다리느라 동생도 늦었다. 동생을 먼저 보내 놓고도 10시가 넘은 시각에 어차피 늦었구나 싶어 더 늦장을 부리니 거의 10시 30분이 돼서야 두더집에 도착했다. 허허.. 미리 108배를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던.. 미안함이 올라왔다. 으, 이젠 약속 시간을 엄수하자!!
모자가 벗겨졌네..ㅋ
오랜만에 108배를 하고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 매번 산책을 하면 지나던 책방이 오늘은 불이 켜져 있기에 들어가 구경을 하였다.
물건을 더 늘리지 말자 다짐했건만 역시나 지갑은 열리고 말았다. 표지가 이쁘면 일단 사고 보는 게 버릇인지라. ㅠㅠ 읽지도 않으면서..
"언니, 이거 나왔다."
"우와!!!!!"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요리를 조금씩 해 보기 시작했는데, 레시피를 따라해도 맛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어남선생님 레시피는 실패가 없었다! 물론 몇 번 안 해 보긴 했지만.. ㅋ 영상보다는 글이 편한 사람이라 요리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미 나와 있었다!! 몰랐던. ㅎ 그래서 망설이지도 않고 지갑을 열었다. 내일 장을 봐서 두더집에서 요리를 해 볼 예정!ㅋ 성공할까? 그건 내일 알 수 있겠지 ㅎ
25,000원의 거금이 들어갔지만 책이 너무도 예뻤다. 뭔가 요즘 느낌을 아는 편집자가 만든 듯, 무슨 요리책이 아니라 잡지 같았다. 그래서 더 좋았던. ㅎㅎ
그리고.. 원래는 성경 관련 책을 사려 했는데 그냥 넣어 두었다. 그러다 아직도 읽지 않은 <노인과 바다>를 발견해서 저건 안 살 수 없었다. 작으니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ㅎ.. 저건 조만간 틈틈이 읽어야지.ㅎ 기도 수첩만 사려 했던 것이 또 이렇게 많은 소비로 이어졌네.. ㅠ 그래도 아깝지 않다. ㅎ~
이후엔 <생각한다는 것> 책을 주제로 독서 토론을 하였다. 첫 발제자인 소연 님의 책 설명과 함께 같이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는 걸 가지고 의견을 나누었다. 나는 늘 이런 시간이 되면 입을 열지 못한다. 어떤 책이든 그게 어떤 책이었는지, 그로 인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정리해 내는 건 내게는 참 어려운 일이기에 생각을 펼치기 어려웠다. 그나마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팀장님께서 이러저러하게 물음을 많이 던져 주셔서 하나는 말할 수 있었던. 에효. 앞으로의 독서 토론이 두려워진다..
몇 시간의 토론 이후 소연 님이 책방에서 구매한 게임을 했다.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던! 상대를 좀 더 알게 하는 게임인 것 같아 친목을 다지기에 좋은 것 같다~ㅎㅎ
3월 초에 있을 청년학교 입학식 때 우리의 소개를 담은 영상이 올라간다고 한다. '내가 본 내 모습'이 담긴 캔버스를 보이며 그림을 소개하고, 아래의 양식에 맞게 자기소개를 하는.
1. 나는 어떤 사람인가?
2. 나의 고립
3. 청년학교를 같이 하면서 얻고 싶은 것
그럼에 참 난감했다. 글이야 그냥 쓰면 되었지만 그림은 도통 무얼 그려야 할지 몰랐기에. 그래서 어제 가까스로 핀터레스트에서 그림을 찾아냈고, 그걸 이번 시간에 그리기 시작했다.
슥-슥-
우선 사람을 그리고
나머지 것들도 그리고
핸드폰 화면에 보이는 대로 명암을 넣었다.
ㅎ 오늘은 여기까지.
보통 의미를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는 법인데, 난 그냥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찾아 그렸다. 매번 하얀 종이에만 그림을 그리다 생소한 캔버스에 연필을 대 보았는데, 오 느낌이 달랐다. 뭔가 조금만 쓱-쓱 해도 머리카락 느낌도 잘 사는 것 같고ㅡ 캔버스만이 주는 느낌에 매료되었다. 하지만 단점은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지우개를 거의 쓰지 않고 그렸다. ㅋ 다행히 많이 이상하지 않았던. 너무 재밌어! 오래 걸리더라도 계속 그려야지. 어떤 그림이 탄생할까?ㅎ 너무 즐겁다아~
"언니, 언니가 이전에 물었던 적 있잖아. 왜 언니가 시키는 것에 토도 달지 않고 즉각즉각 말을 잘 듣는 건지."
"응, 왜 그런데?"
"언니가 나 버릴까 봐."
가슴이 미어진다.
번외) 자기소개|
1. 나는 어떤 사람인가?
2. 나의 고립
3. 청년학교를 같이 하면서 얻고 싶은 것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29살, 공무원 시험을 그만둔 이후부터 저는 부단히도 제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 헤맸어요. 누군가는 10대에 했을 그것을 전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죠.
저는 남들처럼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참아가며 살긴 싫었어요. 어떻게든 제가 즐거이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랐죠. 저를 알아가는 그 시간 동안 저는, 나도 그런 쓰임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며 어떻게든 '그 무엇'을 찾으려 애썼어요.
하지만 찾지 못했어요. 도전만 있고 성과가 없던 삶은 지금까지 제가 한 노력을 아무것도 아닌 걸로 만들었고, 제 자신을 가치 없게 여기게 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다 제 나이에 맞게 취업하고 결혼하고 각자 자기 삶을 살아가는데,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저 현실을 회피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였죠.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자신이 부끄러웠어요. 그리고 언제나 부모님께 받기만 하여 죄송했어요. 그래서 이따금 감정이 안 좋을 때면 혼자 암흑 속으로 들어갔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제주에 내려온 지 1년 반. 그동안 저는 그 전까지 알아온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이 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나는,
힘든 일을 자처하는 사람이고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고
사회적 약자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도우려는 사람이며
환경을 중요시하는 사람이고
원리원칙대로가 편한 사람이고
사무적인 일보다 육체적인 일을 선호하는 사람이고
읽는 건 싫지만 쓰는 건 좋아하는 사람이며
누군가에게 베푸는 걸 좋아하여 무엇이든 나누며 살고 싶은 사람이에요.
저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이제는 조금은 정의할 수 있어요. 그렇기에 이제는 그런 제 모습에서 '제가 즐거이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요. 청년학교를 통해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