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28.토
몸과 마음을 돌보아요
국가에서 무료로 해 주는 건강검진은 올해 짝수년도 출생을 대상으로 한다. 작년에 못 받은 홀수 출생도 올해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니 'The건강보험' 앱에서 [전년도 미수검자 추가신청] 들어가 따로 신청하면 된다고. 덕분에 3만 원 굳히며 육지에 가면 받으려 전에 신청해 놓았다.
<신청법>
1. 'The건강보험' 어플 깐다.
2. 로그인한다
3. 왼쪽 맨 밑 '전체메뉴' 클릭
4. 건강모아 - 건강검진 클릭
5. <신청 및 작성> 탭에서 '전년도 미수검자 추가신청' 클릭
6. '미수검'이라고 되어 있는 것 중 검진 받고 싶은 거 클릭한 뒤 신청 누르기


아빠랑 동생이랑 셋이서 집 근처 병원에 가 건강검진을 받았다. 혈압을 재고, 몸 사진을 찍고, 시력 검사를 하고, 피를 뽑고, 소변 검사를 하고,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듣고. 엄청 오랜만인지라 모든 게 낯설었다. 소변을 받을 때는 중간 소변부터 받으라 하셨는데 양이 안 될까 되게 찔끔 내보내고 바로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여간 찝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생한테 물어보니 동생은 아예 첫 소변부터 받았다고. (으이그)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까 간호사님께 여쭤 봤는데 상관은 없다 하셨다. 하나하나 뚝딱거리는 모습에 신경이 많이 쓰인 1시간이었다. 동생은 폐 쪽에 이상 소견을 들었는데 정확한 결과 나오면 검사 받으러 같이 가 봐야겠다. 아빠는 간 특별 검사도 했는데.. 부디 둘 다 이상이 없길.. (아빠가 술을 완전히 끊는다 했는데 정말 그걸 유지해야 할 이유가 늘었다!)
이후 아파트 내에 있는 헬스장 인바디로 지금의 내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아빠만 등록되어 있는 상태라 우리는 자세한 결과가 전송되지 않아 아쉬운 대로 이렇게밖에 알 수 없었지만 이건 이것대로 만족했다.

근육량을 늘리면 표준 체중이 될 수 있을까?
이후 점심을 먹고 엄마 심부름 좀 다녀온 뒤 집에서 안 입는 옷을 기부하러 아름다운 가게로 향했다.
이곳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위해 실습하던 중 알게 된 곳으로, 센터 1층에 위치해 있었다. 이걸 안 후로 집에서 안 입는 옷 등이 모일 때마다 가곤 했는데, 남동생 방을 정리하는 겸 옷이 많이 나왔기에 이번에 방문을 하였다. 매장 내 봉사자 분들이 너무도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드리고 올 수 있었던!ㅎ 나중에 소득 공제도 되니 혹 집에 안 쓰는 게 있으면 적극 활용해 보셔요~ 내 물건이 어딘가에서 그 쓰임을 다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건 없으니~
이곳이 수원 남문 쪽에 있어서 온 김에 어렵사리 길가에(?) 주차를 하고 시장도 보았다.


동생이 좋아하는 멥쌀 시루떡과 옥수수빵을 사고~ 내가 좋아하는 짭짤이 토마토도 사고~ 엄청 맛있던 흑임자(?) 손두부도 사고~ 호떡도 손에 다 묻혀 가며 먹고~ㅋㅋ 사야 할 걸 정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가방은 두둑하게 찼다.ㅋ 식혜를 살까 고민했는데 그러지 않은 게 다행이었던. 왜냐, 집에 와 보니 엘리베이터가 점검중이라 18층까지 걸어올라갔..ㅋ 요새 말썽인지 엄마는 어제 수레에 한가득 장을 보고 왔는데 40분을 기다려도 점검이 끝나지 않아 18층까지 그 많은 짐을 옮기며 올라갔다고 한다. 땀으로 다 젖으며 1시간 걸려서.. 그에 비해 우리는 낫지 않았나 싶었다. 엄마 고생했어..ㅠ

오늘의 저녁은 샤브샤브~
26.03.29.일
엄마의 사랑
원래는 오늘 지인을 만나러 인천에 가야 했지만 사정이 생기셔서 약속이 취소되었다. 그럼에 또다른 집콕을 하게 된!
가기 전에 해야지 했던 청소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 동생에게 선지를 주었다.
1번) 화장실 2개 청소하기
2번) 설거지하고 멸치 똥 제거하기
ㅋ 동생은 2번을 골랐고, 각자 일을 하기 시작했다. 목요일, 집에 왔을 때부터 줄곧 엄마는 밥을 차려 주었고, 치우는 것 또한 못하게 했는데 계속 그러면 안 되지 싶었다. 그럼에 이번에도 엄마가 설거지한다는 걸 말리고 동생이 하게 했다. 엄마가 좀 쉬었으면 했는데 우리가 저걸 하는 동안에도 몸을 쉬지 않았다. 안방에 있던 장농을 남동생 방으로 혼자 옮기는 괴력을..ㅋ..
"혜진이가 집에 오니 집이 새것이 되었네."
언제 어디서든 청소하는 건 기분이 좋다.

동생도 임무 완료!
어제 깜박하고 사지 못한 걸 사러 또 다이소에 가고 오는 길에 엄마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러 노브랜드도 들렸다. 그러느라 저녁 8시쯤 집에 왔는데 엄마는 저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의 저녁, 제주에서 보낸 옥돔과 우리가 자주 먹는 트레이더스표 오리고기 등.
식탁 위 올라온 것 중 맛없는 것은 하나도 없었던, 엄마의 사랑.
벌써 일요일이라니, 시간 참 빨라.
26.03.30.월
후회와 다짐
오늘은 육지에 있는 마지막 날이고, 부모님께 계속 얻어만 먹었기에 점심만큼은 내가 사야지 싶어 엄마가 괜찮다는 백반집으로 향했다.

굴비 백반 1인 1만 원
내가 1마리 먹는 동안 동생은 4마리 먹었다. 나는 엄마가 더 먹길 바랐지만 엄마는 줄곧 동생이 먹길 바랐다. 자신도 생선 좋아하면서..
가짓수는 다양하지 않았지만 나온 반찬이 다 맛있었다. 1인당 2마리씩 제공되던 굴비도 엄청 맛있었고! 저번에 이어 이번에는 가족들과 왔다며, 다음 모임이 있을 땐 여기로 사람들을 더 데려올 거라며 엄마가 너스레를 잘 떤 덕분인지 우리에게만 비싼 된장을 내주셨다. 정말 맛있어서 남긴 걸 아까워 하니 사장님께서는 반찬통에 새 된장을 더하여 남은 걸 싸 주셨다. 덕분에 제주에서 맛있는 양배추 쌈을 먹을 수 있게 된~ 어느 집에 가 집밥을 먹은 양 맛도 인심도 너무 좋았어서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외식이었다. 그곳 고추 무침이 맛있어서 샀는데 엄마가 다 가져가라며 주었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파김치도 담아 주셨는데, 제주 가면 두더집 청년들과 나눠 먹어야지~
(나이가 나이인지라 제주에서든 여기서든 누군가를 소개해 준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곳 식당 사장님 아들이 나랑 동갑이라며 좋은 직장 다니는데 여자 한 번 못 만나 봤다 하셨다. 엄마는 이곳 사장님과 앞으로 잘 지낼 예정인 것 같은데 그 가운데 생각 있으면 말하라 한다. 소개해 준다고. 뭔 소개야. 그런 식으로 누굴 만나는 건 싫음에 그 시간이 참 민망스러웠다.)
제주 집에 가면 대략 밤 9시라 저녁을 못 챙겨 먹으니 최대한 먹을 수 있는 건 위에 다 집어 넣었다. 과일, 떡, 빵. 몇 분 눈을 붙인 뒤 공항버스를 타러 나갔다.
(몇 분 자려고 동생 방 침대에 누워 있는데 엄마랑 동생이 따라 들어왔다. 그러더니 엄마는 책상 정리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저 조용히 쉬고 싶은 마음에 엄마에게 나가 달라고 하였다. 엄마는 우리가 가기 전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을 텐데.. 그때의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음식이 들어 있는 무거운 가방을 버스 타는 곳까지 날라주는 엄마아빠. 지난 5일간 나는 참 변한 모습 없이 감정대로 부모님을 대했다. 아빠가 하는 말은 뭐든 거슬리는 것처럼 말꼬리를 달기 일쑤였고, "그렇게 하면 안돼. 다음부턴 그러지마." 아빠가 무슨 판단을 하든 다 틀린 것처럼 말을 했다. "이렇게 여유를 부려도 돼?" "(짜증스럽게) 20분 전에만 나가면 돼." "지금이 그 시각인데.."
그리고 목소리가 큰 엄마에게는 밖에 나갈 때마다 목소리 좀 낮추라며 예민하게 반응하였다. 내게 이것저것 챙겨 주려 무엇을 갖다 주며 보여줄 때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건성으로 듣고. (...)
아빠는 목요일,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렸고, 엄마는 내내 우리가 와서 집이 꽉찬 것 같다 하며 우리가 온 걸 온몸으로 좋아했다. 우리에게 어떤 것도 시키려 하지 않고 밥도 다 차려 주고 치우는 것도 못하게 하고..
좀 더 부지런을 떨었다면 아침에 아빠랑 같이 운동을 나갔을 것이고, 부모님께 한 끼 정도는 우리가 밥을 차려 드렸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아니, 나는 어떤 것도 하지 않은 채 예전의 습관대로 게으름을 한껏 부려댔다.
늘 우리는 지나고서야 후회한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예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후회를 일삼는다.
5일간 보여주었던 부모님의 사랑은 나를 일깨워 더더 뭐든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청년학교가 끝나는 12월, 1년이 지나고 난 후에는 무엇이 되었든 일을 하며 살아야지. 그게 제주가 되었든 육지가 되었든, 그날의 방향이 말하는 대로. 마음을 먹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안녕, 잘 있어.
또 올게.
26.03.28.토
몸과 마음을 돌보아요
국가에서 무료로 해 주는 건강검진은 올해 짝수년도 출생을 대상으로 한다. 작년에 못 받은 홀수 출생도 올해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니 'The건강보험' 앱에서 [전년도 미수검자 추가신청] 들어가 따로 신청하면 된다고. 덕분에 3만 원 굳히며 육지에 가면 받으려 전에 신청해 놓았다.
<신청법>
1. 'The건강보험' 어플 깐다.
2. 로그인한다
3. 왼쪽 맨 밑 '전체메뉴' 클릭
4. 건강모아 - 건강검진 클릭
5. <신청 및 작성> 탭에서 '전년도 미수검자 추가신청' 클릭
6. '미수검'이라고 되어 있는 것 중 검진 받고 싶은 거 클릭한 뒤 신청 누르기
아빠랑 동생이랑 셋이서 집 근처 병원에 가 건강검진을 받았다. 혈압을 재고, 몸 사진을 찍고, 시력 검사를 하고, 피를 뽑고, 소변 검사를 하고,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듣고. 엄청 오랜만인지라 모든 게 낯설었다. 소변을 받을 때는 중간 소변부터 받으라 하셨는데 양이 안 될까 되게 찔끔 내보내고 바로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여간 찝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생한테 물어보니 동생은 아예 첫 소변부터 받았다고. (으이그) 검사 결과에 영향을 줄까 간호사님께 여쭤 봤는데 상관은 없다 하셨다. 하나하나 뚝딱거리는 모습에 신경이 많이 쓰인 1시간이었다. 동생은 폐 쪽에 이상 소견을 들었는데 정확한 결과 나오면 검사 받으러 같이 가 봐야겠다. 아빠는 간 특별 검사도 했는데.. 부디 둘 다 이상이 없길.. (아빠가 술을 완전히 끊는다 했는데 정말 그걸 유지해야 할 이유가 늘었다!)
이후 아파트 내에 있는 헬스장 인바디로 지금의 내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아빠만 등록되어 있는 상태라 우리는 자세한 결과가 전송되지 않아 아쉬운 대로 이렇게밖에 알 수 없었지만 이건 이것대로 만족했다.
근육량을 늘리면 표준 체중이 될 수 있을까?
이후 점심을 먹고 엄마 심부름 좀 다녀온 뒤 집에서 안 입는 옷을 기부하러 아름다운 가게로 향했다.
이곳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위해 실습하던 중 알게 된 곳으로, 센터 1층에 위치해 있었다. 이걸 안 후로 집에서 안 입는 옷 등이 모일 때마다 가곤 했는데, 남동생 방을 정리하는 겸 옷이 많이 나왔기에 이번에 방문을 하였다. 매장 내 봉사자 분들이 너무도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드리고 올 수 있었던!ㅎ 나중에 소득 공제도 되니 혹 집에 안 쓰는 게 있으면 적극 활용해 보셔요~ 내 물건이 어딘가에서 그 쓰임을 다하는 것만큼 기분 좋은 건 없으니~
이곳이 수원 남문 쪽에 있어서 온 김에 어렵사리 길가에(?) 주차를 하고 시장도 보았다.
동생이 좋아하는 멥쌀 시루떡과 옥수수빵을 사고~ 내가 좋아하는 짭짤이 토마토도 사고~ 엄청 맛있던 흑임자(?) 손두부도 사고~ 호떡도 손에 다 묻혀 가며 먹고~ㅋㅋ 사야 할 걸 정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가방은 두둑하게 찼다.ㅋ 식혜를 살까 고민했는데 그러지 않은 게 다행이었던. 왜냐, 집에 와 보니 엘리베이터가 점검중이라 18층까지 걸어올라갔..ㅋ 요새 말썽인지 엄마는 어제 수레에 한가득 장을 보고 왔는데 40분을 기다려도 점검이 끝나지 않아 18층까지 그 많은 짐을 옮기며 올라갔다고 한다. 땀으로 다 젖으며 1시간 걸려서.. 그에 비해 우리는 낫지 않았나 싶었다. 엄마 고생했어..ㅠ
오늘의 저녁은 샤브샤브~
26.03.29.일
엄마의 사랑
원래는 오늘 지인을 만나러 인천에 가야 했지만 사정이 생기셔서 약속이 취소되었다. 그럼에 또다른 집콕을 하게 된!
가기 전에 해야지 했던 청소부터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 동생에게 선지를 주었다.
1번) 화장실 2개 청소하기
2번) 설거지하고 멸치 똥 제거하기
ㅋ 동생은 2번을 골랐고, 각자 일을 하기 시작했다. 목요일, 집에 왔을 때부터 줄곧 엄마는 밥을 차려 주었고, 치우는 것 또한 못하게 했는데 계속 그러면 안 되지 싶었다. 그럼에 이번에도 엄마가 설거지한다는 걸 말리고 동생이 하게 했다. 엄마가 좀 쉬었으면 했는데 우리가 저걸 하는 동안에도 몸을 쉬지 않았다. 안방에 있던 장농을 남동생 방으로 혼자 옮기는 괴력을..ㅋ..
"혜진이가 집에 오니 집이 새것이 되었네."
언제 어디서든 청소하는 건 기분이 좋다.
동생도 임무 완료!
어제 깜박하고 사지 못한 걸 사러 또 다이소에 가고 오는 길에 엄마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러 노브랜드도 들렸다. 그러느라 저녁 8시쯤 집에 왔는데 엄마는 저녁을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의 저녁, 제주에서 보낸 옥돔과 우리가 자주 먹는 트레이더스표 오리고기 등.
식탁 위 올라온 것 중 맛없는 것은 하나도 없었던, 엄마의 사랑.
벌써 일요일이라니, 시간 참 빨라.
26.03.30.월
후회와 다짐
오늘은 육지에 있는 마지막 날이고, 부모님께 계속 얻어만 먹었기에 점심만큼은 내가 사야지 싶어 엄마가 괜찮다는 백반집으로 향했다.
굴비 백반 1인 1만 원
내가 1마리 먹는 동안 동생은 4마리 먹었다. 나는 엄마가 더 먹길 바랐지만 엄마는 줄곧 동생이 먹길 바랐다. 자신도 생선 좋아하면서..
가짓수는 다양하지 않았지만 나온 반찬이 다 맛있었다. 1인당 2마리씩 제공되던 굴비도 엄청 맛있었고! 저번에 이어 이번에는 가족들과 왔다며, 다음 모임이 있을 땐 여기로 사람들을 더 데려올 거라며 엄마가 너스레를 잘 떤 덕분인지 우리에게만 비싼 된장을 내주셨다. 정말 맛있어서 남긴 걸 아까워 하니 사장님께서는 반찬통에 새 된장을 더하여 남은 걸 싸 주셨다. 덕분에 제주에서 맛있는 양배추 쌈을 먹을 수 있게 된~ 어느 집에 가 집밥을 먹은 양 맛도 인심도 너무 좋았어서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외식이었다. 그곳 고추 무침이 맛있어서 샀는데 엄마가 다 가져가라며 주었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파김치도 담아 주셨는데, 제주 가면 두더집 청년들과 나눠 먹어야지~
(나이가 나이인지라 제주에서든 여기서든 누군가를 소개해 준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곳 식당 사장님 아들이 나랑 동갑이라며 좋은 직장 다니는데 여자 한 번 못 만나 봤다 하셨다. 엄마는 이곳 사장님과 앞으로 잘 지낼 예정인 것 같은데 그 가운데 생각 있으면 말하라 한다. 소개해 준다고. 뭔 소개야. 그런 식으로 누굴 만나는 건 싫음에 그 시간이 참 민망스러웠다.)
제주 집에 가면 대략 밤 9시라 저녁을 못 챙겨 먹으니 최대한 먹을 수 있는 건 위에 다 집어 넣었다. 과일, 떡, 빵. 몇 분 눈을 붙인 뒤 공항버스를 타러 나갔다.
(몇 분 자려고 동생 방 침대에 누워 있는데 엄마랑 동생이 따라 들어왔다. 그러더니 엄마는 책상 정리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저 조용히 쉬고 싶은 마음에 엄마에게 나가 달라고 하였다. 엄마는 우리가 가기 전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였을 텐데.. 그때의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음식이 들어 있는 무거운 가방을 버스 타는 곳까지 날라주는 엄마아빠. 지난 5일간 나는 참 변한 모습 없이 감정대로 부모님을 대했다. 아빠가 하는 말은 뭐든 거슬리는 것처럼 말꼬리를 달기 일쑤였고, "그렇게 하면 안돼. 다음부턴 그러지마." 아빠가 무슨 판단을 하든 다 틀린 것처럼 말을 했다. "이렇게 여유를 부려도 돼?" "(짜증스럽게) 20분 전에만 나가면 돼." "지금이 그 시각인데.."
그리고 목소리가 큰 엄마에게는 밖에 나갈 때마다 목소리 좀 낮추라며 예민하게 반응하였다. 내게 이것저것 챙겨 주려 무엇을 갖다 주며 보여줄 때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건성으로 듣고. (...)
아빠는 목요일, 우리가 오기만을 기다렸고, 엄마는 내내 우리가 와서 집이 꽉찬 것 같다 하며 우리가 온 걸 온몸으로 좋아했다. 우리에게 어떤 것도 시키려 하지 않고 밥도 다 차려 주고 치우는 것도 못하게 하고..
좀 더 부지런을 떨었다면 아침에 아빠랑 같이 운동을 나갔을 것이고, 부모님께 한 끼 정도는 우리가 밥을 차려 드렸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아니, 나는 어떤 것도 하지 않은 채 예전의 습관대로 게으름을 한껏 부려댔다.
늘 우리는 지나고서야 후회한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예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후회를 일삼는다.
5일간 보여주었던 부모님의 사랑은 나를 일깨워 더더 뭐든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청년학교가 끝나는 12월, 1년이 지나고 난 후에는 무엇이 되었든 일을 하며 살아야지. 그게 제주가 되었든 육지가 되었든, 그날의 방향이 말하는 대로. 마음을 먹게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안녕, 잘 있어.
또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