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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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챌린지'

이끼이끼
2026-06-05
조회수 105

나의 도전 목표는 자꾸 무너지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과 수면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두 개의 챌린지에 도전하였으나 사실상 하나인 것과 다름이 없는데, 바로 "규칙적인 생활의 유지."가 되시겠다.

스트레스나 심리적 요인으로 쉽게 리듬이 무너지는 편이었기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임은 명확했고, 그래서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의 자세로 임하게 되었다. 


규칙적인 생활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충분한 외부 활동으로 신체적인 피로감을 느껴도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거나, 수면 유지가 불가능하게 하는 불면이 가장 컸다. 체력으로 버티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잠이 많이 부족하면 눈의 초점이 맞지 않는 증상까지 나타나 일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기 때문에 시급한 문제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가 뜬 시간에 산책하며 햇빛 충분히 받기. 잠자기 전에 명상이나 불안을 낮추는 호흡법 등으로 긴장 풀기, 핸드폰 만지지 않기 등의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역시 기저에 깔린 불안감이 근본적인 문제인 듯하였다. 예상했던 바이기에 실망은 없었다.

물론. 제시간에 자지 못했을 뿐 쾌적한 수면을 위한 투두 리스트 자체는 약 2주간 70퍼센트 정도 달성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나가서 햇빛을 보며 산책하는 것이나, 11시경엔 모든 작업을 종료하고 눕는다는 다짐이 가장 지키기 어려웠다.)


시작이 반이라 하였으니, 반은 성공한 도전은 제쳐두고 두더잡에 참여하며 생긴 소소한 변화에 대해서도 적어 보고자 한다.

나는 이것을 서브 퀘스트라 부르고 있다.


낯선이들과의 식사를 꺼린다.

식감과 향, 음식의 생김새에 과민한 편이라 먹지 못하는 음식이 매우 많다. 단순히 '먹기 싫다.' 정도가 아니라 먹을 경우 게워내는 레벨의 편식이다.

자외선 소독기에 들어있는 스테인리스 컵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싫고, 끈적거리는 식당의 테이블도 싫다.

물자국이 남은 컵과, 가끔 보이는 고춧가루가 묻어 있는 접시. 마찬가지로 얼룩덜룩한 수저들에 비위가 상했고 당연히 침이 섞이는 음식도 싫었다.

여기에 몇몇 사람들의 쩝쩝거리는 소리도 거슬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모든 불편함을 피하자니 나가서 먹지 않는 것 밖에는 답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외식과 모임도 피했다.


그리고 예민하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밀고 들어오는 사람들이나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사람.

불매해야 하는 기업들, 지켜야 하는 규칙 등등

소위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몰라 했는데. 이것이 남들보다 높은 도덕 관점?(정확한 단어가 기억나지 않는다. sns에서 짧게 보았던 내용인데 정말 깊은 공감을 했다.) 때문이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 이런 점도 타인과 어울리기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임과 동시에 스스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였다.


혼자 지내며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고.

부딪히고 깨지기 위해 두더집에 나왔다.

공용 식기도 사용하고 처음 만난 사람과 다과를 나누기도 하는 등의 아주 작은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닉네임을 걸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큰 도전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울증의 심화로 어휘력이 떨어지고 문장이 망가져 글을 쓰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온전하지 못한 글을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나를 멍청하게 여기면 어떡하지?라는 공포감이 컸던 것 같은데, 두더잡에 참여하는 내내 누군가 나를 비난한다거나 비웃는다는 느낌은 받은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이런 용기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집 밖으로 나오길 잘했다.

불광동 두더집의 계단조차 올라가지 못하고 무서워서 울던 나의 작은 성장이 달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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