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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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토] 담아 주고 안아 주는

Hyejin
2024-06-29
조회수 172

 오늘은 파이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은둔 자녀를 둔 부모 교육 중 특강을 들으러 갔다.

일정에는 목요일로 되어 있지만 멀리서 오는 분들을 고려해 토요일로 변경되었다.

 은둔 고립에서 나오신 두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집 안에만 있고 자신을 안 좋게만 여기는 동생을 걱정은 하면서도 내 행동이나 말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저 감정대로 대하기 일쑤였고, 그냥 방치하는 때도 많았다. 그러다 이러한 교육을 신청하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내가 변화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오늘 이야기를 들으며 더욱 깨닫게 되는 것은 '조급함을 갖지 말자'이다.

 스스로의 감정도 다스리지 못해 매번 그 화를 동생한테 풀 때면 늘상 나오는 얘기는 변하지 않는 동생에 대한 비난의 말이었다. 나는 걱정해서 한 말을 그 아이의 입장에서는 더 자신을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 있음을 알았고, 그럼에 제발 그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동생은 거의 6년을 우울증 약을 복용해 이제는 책 읽는 것도 영화를 보는 것도 잘 집중하지 못한다. 어제 본 영화도 별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거기서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정말 심각하구나를 깨달았고, 그럼에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음에 절망했다. 약을 줄이는 게 방법이겠지만 그러면 아예 잠을 못 자고 불안이 지속되어, 있을 수 없기에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마음의 병이 치유되지 않는 이상, 동생이 가지고 있는, 자신과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잘못된 생각이 깨지지 않는 이상, 상황은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이유로 길게 나누는 상담을 거부하고 있지만, 일단은 집 근처 눈에 보이는 곳이라도 데려가서 상담을 받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집을 가려는데 평소에 내게 마음을 많이 써 주시던 상담사님께서 파이 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상담을 알아봐 주신다고 했다. 어떠한 말씀도 드린 게 없는데 나를 위해 그리고 동생을 위해 마음을 써 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다. 상담사님께서 집으로 방문해 주시는 상담이든, 기관에 직접 가서 받는 상담이든, 동생한테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거부하고는 있지만 누구보다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을 찾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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