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지 모르게 오늘 한동안은 머리가 아팠다.
(...)
알바를 끝내고 가는 터라 모임 시각보다 한 시간 늦은 3시부터 참여하였다. 추석 맞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두 팀으로 나누어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중 한 분이 자리를 내주어 일본에서 사 온 블로쿠와 트럼프 카드를 하였다. 기존에 두더집에 있던 젠가도. 그 시간은 뭔가 더 재밌을 걸로 기대했는데, 순간순간 멈칫하는 거리낌이 좀 있었다.
이후 추석 맞이 음식을 만들기로 하였다. 좀 더 많은 일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제 서울 두더집에서 가져오신 음식이 많아서인지 여기서 하는 건 별로 없었다. 근데 그마저도 이미 요리에 익숙한 사람들이 알아서 했기에 나를 비롯한 몇몇은 뭘 해야 할 지 몰랐다. 매번 이럴 때마다 나는 그냥 거실을 닦는다. 오늘도 그러고 있는데, 한 분이 오셔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분의 행동이었기에 그저 감사하면서 신기했다. 닦고 나서는 또 뭘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 왔기에 그분과 대화라도 나눴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서슴없이 말을 건네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건 아직 낯선 일이니까. 또 이렇게 단정하고 난 그 자리를 피했다. 고양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고, 그분은 쇼파에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이후 나는 부엌으로 와서 조금의 일손을 도왔지만 그분은 여전히 뭘 해야 할 지 모른 채 그저 핸드폰만 보고 있는 듯했다. 미안했다. 그 시간이 얼마나 뻘쭘할 지 알기에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 미안했다.

서울에서부터 무겁게 이고 지고 고생해 주신 이사장님과 실장님 덕분에 오랜만에 푸짐하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
청년들을 보내고 또 한 번의 식사가 차려졌다. 볍씨 학교 분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였기에. 우린 이미 먹은 터라 그저 쇼파에서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 간간이 말을 걸어 주시기도 했지만 뻘쭘한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드게임을 알려 주려 함께 해 봤을 땐 너무 즐거웠다. 내가 이겼기에ㅋ
두더집에 있을 때 언제부턴가 머리가 아파 왔다. 미세한 그 느낌은 심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익숙지 않은 통증이라 뭐지 싶었다.
(...)
후.. 다음 주 수요일까지는 발표 자료 가안을 완성해야 한다. 보고서며 ppt며 대본까지. 제대로 시작도 안 한 상태였기에 그저 막막했다. 집에 와서 공유해 주신 자료를 읽어도 활자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입력되는 값이 없으니 더 짜증이 밀려 왔다. 아니 짜증은 그 전부터 있었지.
집에 와 씻고 나니 머리의 통증은 없어졌지만 밀려 오는 짜증에 한껏 신경이 날카로워 있었다. 결국 오늘도 서론은 시작하지 못한 채 노트북을 닫았다.
머리의 통증은 왜 있었던 걸까? 거리낌과 불편이 신체 증상으로 나온 걸까? 잘 모르겠다.
기분이 안 좋으니 이런 생각을 한다. 14일 발표를 마치고 그냥 집에 가야겠다는. 그 시간만 끝내고 혼자 버스를 타고 와야겠다. 모든 게 다 싫으니. 얼른 끝나 버렸으면.
왜 그런지 모르게 오늘 한동안은 머리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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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끝내고 가는 터라 모임 시각보다 한 시간 늦은 3시부터 참여하였다. 추석 맞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두 팀으로 나누어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중 한 분이 자리를 내주어 일본에서 사 온 블로쿠와 트럼프 카드를 하였다. 기존에 두더집에 있던 젠가도. 그 시간은 뭔가 더 재밌을 걸로 기대했는데, 순간순간 멈칫하는 거리낌이 좀 있었다.
이후 추석 맞이 음식을 만들기로 하였다. 좀 더 많은 일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제 서울 두더집에서 가져오신 음식이 많아서인지 여기서 하는 건 별로 없었다. 근데 그마저도 이미 요리에 익숙한 사람들이 알아서 했기에 나를 비롯한 몇몇은 뭘 해야 할 지 몰랐다. 매번 이럴 때마다 나는 그냥 거실을 닦는다. 오늘도 그러고 있는데, 한 분이 오셔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분의 행동이었기에 그저 감사하면서 신기했다. 닦고 나서는 또 뭘 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 왔기에 그분과 대화라도 나눴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누구에게나 서슴없이 말을 건네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건 아직 낯선 일이니까. 또 이렇게 단정하고 난 그 자리를 피했다. 고양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고, 그분은 쇼파에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이후 나는 부엌으로 와서 조금의 일손을 도왔지만 그분은 여전히 뭘 해야 할 지 모른 채 그저 핸드폰만 보고 있는 듯했다. 미안했다. 그 시간이 얼마나 뻘쭘할 지 알기에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 미안했다.
서울에서부터 무겁게 이고 지고 고생해 주신 이사장님과 실장님 덕분에 오랜만에 푸짐하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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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보내고 또 한 번의 식사가 차려졌다. 볍씨 학교 분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였기에. 우린 이미 먹은 터라 그저 쇼파에서 먹는 모습을 바라봤다. 간간이 말을 걸어 주시기도 했지만 뻘쭘한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드게임을 알려 주려 함께 해 봤을 땐 너무 즐거웠다. 내가 이겼기에ㅋ
두더집에 있을 때 언제부턴가 머리가 아파 왔다. 미세한 그 느낌은 심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익숙지 않은 통증이라 뭐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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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다음 주 수요일까지는 발표 자료 가안을 완성해야 한다. 보고서며 ppt며 대본까지. 제대로 시작도 안 한 상태였기에 그저 막막했다. 집에 와서 공유해 주신 자료를 읽어도 활자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입력되는 값이 없으니 더 짜증이 밀려 왔다. 아니 짜증은 그 전부터 있었지.
집에 와 씻고 나니 머리의 통증은 없어졌지만 밀려 오는 짜증에 한껏 신경이 날카로워 있었다. 결국 오늘도 서론은 시작하지 못한 채 노트북을 닫았다.
머리의 통증은 왜 있었던 걸까? 거리낌과 불편이 신체 증상으로 나온 걸까? 잘 모르겠다.
기분이 안 좋으니 이런 생각을 한다. 14일 발표를 마치고 그냥 집에 가야겠다는. 그 시간만 끝내고 혼자 버스를 타고 와야겠다. 모든 게 다 싫으니. 얼른 끝나 버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