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 <히키와 청소 - 은톨이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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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5년 경험자 유승규씨가 촬영한 당시 방의 모습.
영상을 전공한 유씨는 암울했던 시절을 영상 기록으로 남겼다. [사진제공 - 유승규님]


'히키코모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먼저 떠올리는 것이 쓰레기가 쌓여 있는 방의 이미지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모든 은둔 청년이 그런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니죠. 미디어가 만든 선입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세상에는 실제로 청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우리는 왜 청소가 어려운 걸까요? …… 

두두 멤버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나한테 청소는…”


두두 멤버 여러분, 당신에게 '청소'란 어떤 것인가요? 어떤 것이 어려우실까요?



하늘님 

“귀찮음을 떠나 현재 저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보는 감정이었습니다. 매일 비슷한 일상과 생활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방에서라도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는 그런 행위였습니다.”


배경근(프리니아)님 

"과거 저는 청소를 거의 안했습니다. 무기력해서 그냥 던져놓기 바빴지요.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지면 그제서야 하는척하고는 했네요.

내 방이 어찌되든 관심이 없었고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었습니다.

지금은 깨끗한게 보기 좋고 발에 뭐가 밟히는게 거슬리고 바선생(바퀴벌레)님을 영접하기 싫어서 청소를 자주 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내 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나아가 거실, 주방용 가전이나 기구도 청소할 정도가 되었지요.


결국 청소가 어려운 건 무기력함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무기력하기에 쓰레기를 방치하다가 나중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쌓여서 치워야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되지만 혼자 치우기에는 너무 많아 다시 무기력함이 온몸을 지배하는 악순환 ㅠㅠ"


연두님 

"부끄럽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다보니 엄마가 다 해주신다.

나는 집에 오면 지쳐 쓰러져 누워있기만 하는데, 엄마는 일도 하시면서 부지런하시다.

에너지가 어디서 오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습관이 아직 들지 않은 것 같고 청소가 익숙하지가 않다.

그저 내 눈앞에 보이는 책상을 정리하거나 행거 등의 옷만 정리할 뿐이다.

가끔씩 침대 위의 이불을 가지런히 펼치며 눈앞의 작은 것만 정리하거나 청소한다.

그 외의 것은 하기가 싫은 건지.. 게으른 건지 어렵게 느껴진다.

회사에서도 1인분의 몫을 다 못 한다란 생각에 괴로웠는데 나는 집에서도 무전취식하는 1인분의 삶도 못 해내는 사람 같다.

아니지 참. 나는 상담도 받아왔는데 이런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그런데 알면서도 자꾸 자책하게 된다.

왠지 방 청소보다는 내 마음 청소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마음 청소를 깨끗이 해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 때문에 방청소도 다른 청소도 어려운 걸까?"


별별님 

"나에게 청소는 여전히 어렵다.

어릴적에는 숙제같은 존재였고, 지금도 그렇다.

청소가 어려운 이유에 3가지를 꼽자면 막연함, 습관의 부재, 즐겁지않아서 인 것 같다.

첫째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막연함인데 이것은 일단 시작해보면 어느정도는 해결되는 문제인것 같다.

둘째로 습관의 부재.

청소하는 습관, 정리하는 습관들이 청소하는것을 힘들지않게 느껴지게 해서 자주 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일단 작은 습관들부터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셋째로 즐겁지 않아서.

"청소 = 숙제 = 해야하는 것" 이라고 생각되니까 더 안하게 되는 것 같다. 

두두챌린지처럼 청소하고 인증하면서 즐겁게 하거나 일주일의 하루는 청소의 날을 정하면서 

그날은 방청소하고 맛있는 음식이나 간식을 먹으면서 나에게 상을 주는 방식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건희님 

"나한테 청소는 하지 않으면 혼나고 잠도 못자는 것이였다. 시설에서 생활을 해본 나로써는 청소를 안하면 잠이 안올 정도였지만, 이후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예전의 트라우마에 잡아먹혀서는 아무것도 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남자친구와의 만남으로 인해서 집을 의무적으로 치우기는 했었다. 

다만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에는 더 이상 집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다.. 사실 점점 집은 더러워져 가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보다못해 화장실 청소를 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도 괜찮다고 말해주고는 있지만 나는 상황에서 더 나아지려면 휴식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남자친구와 이별을 고하고 혼자 집에서 생활을 이어나갔다. 청소도 하지 않고 씻지도 않고 나가지도 않기를 반복하다가 이건 아니라고 생각이 되어 잠시 나간 하늘은 맑다 못해 푸르렀다. 

항상 행복하고 푸르기에는 늦은 나이이고, 이미 행복해할 시기는 놓쳤다고 생각을 했지만,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직 애기라고 불러주시고, 웃을 때 이쁘다. 

푸릇하다 라는 말을 들으면서 힘을 냈던거 같다. 

정신과 폐쇄병동에서의 생활이었다. 

어르신들과 만나게 된 계기가 다소 불행할지는 몰라도 그 덕에 이렇게 힘낼수도 있었고, 나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할 사람이 많다는걸 알았다. 

이렇게 바깥으로 나와서 생활 해보려고 하지만.. 어느새 그것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내게 어려움이 계속해서 겹치고 나는 어두운색으로 덮여있다 생각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보니 꽤나 다채로운색깔을 가진 사람들에게 둘려쌓여서 보호받고 있음을 깨달았고, 이후에 계속해서 나아가려는 중이다. 비밀이지만 집 청소는 시작한지 얼마 안됬다. 

처음에 바닥을 청소하고 놀랬다.

날파리가 알을 바닥에다가 진탕 뿌려 놓았기 때문이었고, 싱크대는 음식 썩은내에 가까이 하기도 힘들 정도여서 정기적으로 흐르는 물을 틀어 놓았다.. 

이후에 내 손으로 직접 치워보니 그리 더럽진 않았다.. 

비위가 강한 편이기는 하다.. 

그 속에서 밥을 먹고 지냈으니 말이다.. 

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모니터링으로 집 청소를 도와준다던지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편히 쉬다가 그 노래를 듣고 힘이 날 때에 청소를 하는 꿀팁을 알려주고 싶다 ㅋㅋㅋㅋ


정말 노동요가 괜히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이런식으로 청소하면 금방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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