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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왼손 약지 손가락이 뻘겋게 부어올라 욱신거릴 정도로 아팠다. 제주리트릿&일경험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기로 한 두 사람이 갑작스레 취소하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고, 손가락마저 아프니 점점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나까지 보탤 수 없어 더 자려는 마음을 접고 서둘러 가까운 정형외과에 들러 치료를 받은 뒤에 공항으로 향했다.
마취 없이 고름을 짜는 건 정말 고역이었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매우 아플 거라고 했는데 치료를 마친 후에도 손가락은 계속 욱신거려서 신경 쓰였다. 처음 타는 비행이였기에 항공사 고객센터에 연락해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20분가량 통화한 뒤에야 겨우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원래는 5명이 함께 가기로 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2명이 빠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3명이 제주로 향하게 된 것이었다. 그 중 한 사람은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얼굴을 익힐 수 있었지만 다른 한명은 밖에 있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여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다소 신경 쓰였지만 크게 문제 될 건 아니어서 넘겨버렸다. 출발까지 시간이 남아서 소설을 읽으며 일행을 기다렸지만 도착했다는 알림은 없었다. 출발 시간이 다가올수록 초조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같이 가기로 한 여성 한 분이 날 알아보고는 먼저 인사를 건네주었다. 이제 곧 탑승을 해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은 한 사람은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 그냥 갈까 했지만 같이 가기로 한 여성분이 그래도 연락을 해보자해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디쯤인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뒤에서 대뜸 인사를 건냈고 남성은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미리 도착했다고 알렸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짜증이 올라왔다. 남자와는 인사도 건내지 않고 서둘러 탑승했다.
공항은 복잡했고 도로에는 차들이 빼곡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광주 실장님께서 이 복잡한 곳까지 픽업을 와주셨다. 우리끼리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함께 동행하기로 한 두 사람의 호응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두더집 측에서 편의를 봐주셨다. 감사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공항에서 제주 두더집까지의 택시비는 큰 비용이 아닐텐데 이거 아끼자고 다른 사람에게 수고를 끼치는 게 마음이 불편하고 미안했다.
날씨가 유난히 화창해서였을까, 적당한 바람을 타고 퍼지는 로즈마리 향에 압도되고 말았다. 집 앞을 가득 매운 로즈마리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느껴졌고 차를 끓이거나 고기 요리에 쓰이면 잡내 제거에 좋겠다는 생각에 괜스레 기분까지 좋아졌다. 이은애 이사장님은 혹여라도 우리가 식사를 거르고 왔을까봐 빵이며 오징어튀김이며 과자 같은 다양한 주전부리를 준비해주셨다. 거기에 잘 익은 맛있어 보이는 복숭아까지 내어주셨다. 집에서 출발할때 미리 준비해온 샌드위치를 공항에서 먹은 터였지만, 눈 앞에 먹을거리가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어느새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