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두더집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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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두더집 활동제주 두더집 활동 5~6일차 (5,3~5,4)

김서진
2025-05-14
조회수 166


정신없이 자고 난 후, 5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이번엔 텃밭활동을 ‘심는 것‘이 아닌 잡초를 ‘뽑는 것’으로 진행을 하였는데 씨앗을 뿌린지 불과 1,2일 밖에 되지 않아 무엇이 새싹이고 어떤것이 잡초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특히 대파(…)에서 매우 헷갈려 애를 먹었다. 대파의 길쭉한 생김새가 잡초와 구분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설마 심는 것보다 많이 힘들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몸을 힘들게 한 것 같아 후회를 하기도 했다. 이 활동은 계속 쭈그려 앉다보니 허리보단 다리가 저려왔다. 무엇보다 잡초는 괜히 잡초가 아니었다. 비교적 많이 자란 잡초를 뽑고 난 뒤의 느낌은…당근인줄 알았다.

왜 어르신들이 온실 속의 화초와 잡초를 비교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도, 자라는 땅에 돌이 많아도 그렇게 뿌리를 깊게 내리깔고 성장하니 생명력의 위대함에 한 풀 꺽고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3시간동안 잡초를 열심히 뽑고 점심을 다같이 차려먹고

꽃밭 겸 텃밭을 운영하시는 어느 선생님께 갔다. 처음엔 엄청 작은 건물에 들어갔는데 부엌과 테이블이 놓여 있어 정말 신기했다. 

심지어 여기서 살고 싶기까지 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후, 선생님께서 텃밭과 꽃밭으로 안내를 했다. 꽃밭을 구경하는 와중 저 멀리 어제 함께 돌담을 쌓은 청소년들이 예초 작업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잡초를 조금만 뽑아도 힘들었는데 쟤네를 보니 존경스러웠다. 

다시 텃밭으로 돌아와서.. 선생님께서는 다양한 식물을 많이 키우고 계셨다. 고수부터 상추 다양한 꽃들 하나하나 관심을 많이 가지시고 정성스럽게 키우시며 다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모습을 보니 그분에겐 식물이 자식과 다름없는 존재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다른 생명을 키우는 것에 대해 안일하고 관심도 없었는데 여기 제주집에서의 농사와 선생님의 텃밭소개를 경청하니 단순히 키우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필요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텃밭을 구경하고 몇몇 식물들을 손으로 체취한 후,


우와!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이런 것까진 상상을 못했는데 직접 키우고 체취한 것을 즉석에서 따서 먹는 기분은 정말 째졌다. 

친환경적이란 생각부터 부모님과 함께와도 손색없겠다 생각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이 해먹을 듯한 비주얼과 분위기가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이것이야말로 리빙 라이프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고수를 냄새때문에 싫어하는데 예상외로 김밥과 어우러져 맛있었다. 

너무 맛과 분위기에 대한 감상만 남겼나(..) 이런 간단한 김밥말기 활동이라도 사람에게 있어 양기를 충전해주는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일정이 조금 촉박해서 헐레벌떡 다음 시간으로 넘어간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말이다.


그 다음, 자폐 청년들과의 산책 시간이었다. 자폐 청년들 담당 선생님께 여쭤보니 몇 년 전부터 주말마다 외부 산책을 하면서 체력 등을 길러나간다고 하셨다. 하지만 날씨가 안좋아서 매우 걱정했다. 김밥모임까진 좋았는데..제주날씨가 워낙 변덕이 심해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래도 짧게 걷고 가볍게 산책하겠단 생각에 조금 힘을 내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마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산책을 가볍게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상상한 지형과는 매우 딴판인 곳이었기 때문이다.

가로수길이 있는 장소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의 깊은 계곡과 같은 지형을 탐방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돌길 이었다. 혹여나 길을 잃을 생각에 조마조마해서 지도를 키고 걷고 있는

돌길의 이름이라도 알고 싶었는데 이름도 없어 당황했다. 그래도 나는 둘째치고 이런 곳에서 자폐청년들이 잘갈걸어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한참 멀리 제껴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정말 황당했다…ㅜㅠ 이러다 길을 수거나 약속한 제 시간에 못나갈 것이란 생각에 뒤를 돌아 나가려 한 순간 다른 2분이 합류해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정작 자폐청년들은 나보다 씩씩하게 저 멀리 갔는데.

부끄럽기도 했다.


돌길 산책을 끝마치고 저녁을 식당에서 따로 먹는다했다. 정작 난 점심을 많이 먹어 저녁은 먹지 못하고 다른 분들이 드실 동안 잡담을 나누며 편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알고보니 혜진님이 아르바이트하시는 식당이어서 더욱 맛있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들어갈 배가 없어서 너무너무 아쉬웠다. 꼭 이럴때만 컨디션이 좋지 않다. 

저녁을 다 먹은 후 30분정도 버스 시간이남아 옆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며 시간을 보냈다. 선생님,실장님 없이 이렇게 잠깐 시간을 보내는데도 자유여행을 온 것 같아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저녁을 못먹어서 탐탁치 않게 여긴 봄님이 삼각김밥을 슬쩍사주셨다ㅜㅠ🥹 넘 감동먹었다.. 이 두갠 다음 날 저녁 봄님과 잘 나눠먹었다.👍

봄님 캄사합니다!!!!


버스를 5일차에 처음 와서 탔는데 왜인지 모르게 눈물이 찔끔났다. 산책할 때만 하더라도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았는데 

버스를 타고 숙소를 가는 와중 하늘을 보니 노을이 웅장하게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오고 난 뒤의 깔끔한 구름과 해가 어우러져 그 누구라도 감탄할 만한 하늘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소중했다.

헐레벌떡 숙소로 돌아와 매일 진행하는 단체 이야기를 한 뒤 잠에 들었다.


5일차의 밤은 여기서 끝난다.



그리고 6일차 5월 4일


전날은 날씨가 오락가락 했는데 넘 화창하고 맑아 기분이 좋았다.  9시 반부터 유기견 보호센터 청소 활동이 있어 헐레벌떡 준비하고 목적지로 향했다.  유기견 보호센터는 멀지않은 곳 중산간에 있었는데 생각외로 규모가 작았다. 

센터 담당자들께서 도착한 후, 바닥 쓸기부터 시작했다. 중간에 다른 분들은 센터의 개들과 산책에 나섰다. 날씨가 화창해 즐겁게 산책했을 것이다.

나도 얼마든지 산책을 하고 싶었지만 동물 털 알레를기와 개를 조금 무서워한다는 것 때문에..청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청소도 예상외로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방 면적 덕분에 여러명이 달라붙어 금방 끝낼 수 있었다. 

물청소하고 밀대로 물을 쓸어내릴땐 쾌감도 느껴졌다. 

정말 청소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딱 상쾌한 기분.

청소가 끝난 뒤엔 선생님이 케이크를 사주셔서 감사히 먹을 수 있었다. 블루베리 케이크가 특히 진국이었다. 베카신이라는 베이커리 카페인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딱딱하고 거대한 빵류가 아닌 직접 수제로 만든 케이크를 파는 맛집이다. 나중에 오게 된다면 또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오전 일과가 끝난 다음, 자유시간이 찾아왔다.


처음으로 찾아온 자유시간이라고 흥분한 마음에 여러곳을 목적지로 삼았다가 제주도 교통사정 때문에 1곳만 정했다.

 공항근처 해안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 제주용담DT점. 작년 2월달에 가족과 함께 제주로 여행왔는데 마지막날 이 스타벅스에 머물렀는데

그 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260번을 타고 택시를 타 겨우 도착한 스벅. 두더집 사람들에게도 제주 스벅을 개인적으로 추천하는데

육지의 스타벅스와 메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육지에는 가나슈 레이어 케이크 흑임자 롤 케잌 등등이 있지만

제주도 스타벅스는 당근 현무암 케이크, 제주 까망라떼 등 지역의 특산물을 살려 브랜드화 시킨게 많다. 그러므로 제주도에 간다면 1번 쯤 방문하는 것을 권장해본다.


아무튼 스타벅스에서 글을 쓰거나 바다를 보며 휴식시간을 보낸 뒤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제주에서의 뚜벅이 여행은 처음이라서 버스를 탈 때도 얻어가는게 참 많은데 조금 충격먹은 건 제주의 제일가는 번화가에서 그것도 공항 근처에서 버스를 2번정도 갈아탔는데 두 버스 모두 배차간격이 4,50분 정도 된다는 것이었다. 다행이 이 날 운이 좋아 10분 이내로 탑승 할 수 있었다.

확실히 서울과는 이런 점이 달랐다. 서울이라면 4,5 분이었을 것이다. 

여담 버스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선 이정도 배차는 껌이긴 하지만,,연천이나 포천 등과 비교했을 때 제주가 훨씬 수월했다.

그저 제주시 번화가에서 4,50분 배차가 조금 충격적이었을 뿐…

만약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제주 뚜벅이 여행을 한다고하면 버스 시간표나 배차를 잘 알아보고 타도록.


시간을 잘 맞춰 숙소에 돌아온 후..라면과 봄님이 사주신 삼각김밥을 먹고



제주에 와서 느낀 점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자꾸 도도가 와서 그림그리기에 참여하려 했다^^ 우리가 다가갈땐 눈길 한 번  안주더니 요 얄미운 것^^!!

색연필을 자꾸 물어뜯고 그래서 안방에 잠시 유배되었다.

다들 열심히 그리고 난 뒤그그림을 리뷰하고 씻고 잠자리를 가졌다.


6일차의 밤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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