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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고립청년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첫걸음으로 이들에 대한, 올바른 상담 지원과 건전한 활동프로그램 설계 등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이하 은고협)는 28일 '은둔·고립청년 지원'과 관련한 온라인 포럼을 열고 은둔·고립 청년들의 일상 복귀를 도와줄 수 있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협의회에는 은둔·고립청년 지원 사업을 펼쳐 온 8개 기관이 모여 있다.
윤철경 은고협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은둔·고립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사회 인식과 싸워서 이들을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내고 이와 관련한 공공정책이 제대로 된 길을 걷게 하는 게 목표"라며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모든 은둔·고립청년들과 그 부모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게 저희 공통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은둔·고립청년 온라인 플랫폼인 두더지땅굴을 운영하는 씨즈 이은애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다. 또 파이나다운청년들 김혜원 대표와 광주광역시 은둔외톨이지원센터 백희정 사무국장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김혜원 파이나다운청년들 대표는 '은둔·고립청년 상담 지원, 무엇이 중요하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은둔·고립에 대한 상담 지원이 필요한 이유는 사춘기 특징과 혼동할 수 있는 데다가 자칫 만성화의 위험성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상자의 등교나 집단 소속만을 중시할 경우 문제의 예방과 대응이 어려울뿐더러 상담 조치 시기를 놓칠 경우 자존감이 하락하거나 우울감이 심해지는 등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모든 은둔·고립을 정신질환으로 볼 수 없어서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람과의 관계 회복이나 사회적 참여를 간절히 원하고 있으나 극도의 불안감과 두려움에 나오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소년 말기와 청년 초기가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거나 조기 관리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여서 장기화 방지가 관건"이라며 "대상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상담 관련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희정 광주광역시 은둔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은둔·고립청년 활동 지원, 무엇이 중요하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를 발표했다.
백 사무국장은 "센터에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은둔·고립청년들의 안부를 묻는 일이다. 그만큼 소통이 중요하다"며 "실제로 은둔·고립 상담 시 관계 개선을 위한 활동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둔·고립은 크게 침잠기, 모색기, 활동기 등 세 가지로 나뉘므로 각각의 특징에 맞게 활동프로그램을 짜야 효율이 높다"며 "당사자의 회복과 원활한 사회 진입이라는 목표 하에 활동프로그램은 한 달로 설계하고 여러번 진행해야 한다. 당사자들이 참여를 원하면 횟수를 제한해서도 안 되며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모니터링을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활동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려면 원스톱 지원 서비스일 때 가능하다. 이때 당사자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참여 권유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며 "다만 맞춤형 지원으로 인해 인력과 시간 소요가 많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은둔·고립 정책에 대한 지자체의 이해가 부족할 경우 은둔·고립 해소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노원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김진선 센터장,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강석중 팀장, 일하는학교 이정현 사무국장, 지식순환협동조합 박두헌 사무국장도 토론을 통해 여러 목소리를 냈다.
김 센터장은 "은둔·고립청년들과는 초기 관계 형성의 기간이 오래 걸린다. 때문에 훈련된 상담사나 사례관리사들도 이 시기를 매우 어려워한다"며 "통상 은둔·고립청년들 주변 관계인인 가족의 의뢰로 만나게 되는데 자칫 보호자 중심 상담으로 진행될 때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일 수 있어 본질 인식에 한계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때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들이 상담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자녀의 힘듦을 이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강 팀장은 "은둔·고립청년 사례를 탐색하다 보면 한 가지 원인보다는 여러 가지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은둔·고립 상태에 이른 경우가 대다수여서 전문가 상담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 전에 상담이 필요하지만 상담을 거부하는 은둔·고립청년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지, 계속 기다려야만 하는지 등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사무국장은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태에 있는 은둔·고립청년이 대면 지원을 거쳐 활동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정말 많은 시간과 주변 관계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이들이 활동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심리 정서적 불안을 줄이고 중도 포기를 예방하기 위한 접근방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은둔·고립자도 아우를 수 있는 활동프로그램 참여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사무국장은 "은둔·고립 기간이 길거나 심리·정서적 위축의 정도가 심한 청년은 사회이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때문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활동 지원과 이에 따른 모니터링이 지원 기관의 중요한 역량"이라면서도 "공공예산으로 운영되는 지원 기관의 특성상 특정 사례에 대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지원 기관이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도 은둔·고립 해소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은둔·고립청년들에 대한 치료와 지원은 현재 지역별·사업별·기관별로 분산돼 제각각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분산된 치료와 지원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전달 체계 즉, 주요 거점이 없는 상태다.
윤 이사장은 "은둔·고립을 예방함과 동시에 치료하기 위해서는 은둔·고립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생태계부터 차근차근 갖출 필요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 은둔·고립 해결 전선에 서 있는 전문가들이 이처럼 한 번씩 모여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혼자 일하는 것보다 여러 기관이 함께 일하는 게 더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 원문 보기 링크 :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4140